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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6.22.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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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동욱 전 검찰총장 하루 10시간씩 그림만 그렸다"

2013년 '혼외 자식' 논란으로 공직을 떠난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그림을 그리며 지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전주지역 대표 작가 중 한 명인 유휴열 화백 작업실에서 채 전 총장의 작품 수십점이 확인됐다. 풍경화 등의 그림에는 'che 동욱'으로 사인이 되어있었다.

유휴열 화백(66)은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던 채 전 총장이 "어렸을 적부터 그림을 그려보고 싶었는데 이 참에 그림을 그리고 싶다며 찾아왔다"고 했다. 이후 "하루 10시간 이상 그림에 몰두했다"면서 "채 전 총장 스스로도 고시공부 한 이후에 처음으로 이렇게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지난 6개월동안 채 전 총장은 전주에 내려와 작업실을 구해 자화상과 풍경 등을 그렸다. 처음에는 물감을 만지작거리기만 하고 뭘 그려야할지 몰랐다고 한다.

유 화백은 '10호짜리 캔버스를 무조건 20개를 준비하라'고 했다. 그리고 이젤과 거울을 주며 "그동안 좋았던 때도 있었고, 안좋았던 때도 있었는데 그 느낌을 거울을 보고 그려보라"고 주문했다. "자네 이야기니까 짜낼 것도 없고, 솔직하게 보자. 본인에 대해 점검해 본 다음에 뭘 그릴지 절충하자."

이젤 앞에 앉은 채 전 총장은 무섭게 진력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거울을 안보고도 자신의 얼굴을 그릴 수 있었다.

유 화백은 "옆에서 보니까 재미있게 그리더라"며 "색도 잘 쓰고 곧잘 해서 조금도 손을 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처음엔 스스로 내면의 아픔을 치유하듯 자화상에 몰두했지만, 차츰 여유도 찾았다고 한다. 그림이 쌓이고 다양해지자 '개인전을 해볼까' 라는 말도 나왔다. 유 화백이 "자네는 검찰총장까지 했으니 작품 팔기는 나보다 더 빠를 것 같다"고 하자 "그러면, 사인은 '혼외자'라고 해야겠네"라는 농담도 해서 한창 껄껄껄 웃었다고 한다.

채 전 총장은 자화상에 이어 자연풍경을 담은 다양한 종류의 유화작품 100여 점을 그렸다. 초반에 그린 그림보다 시간이 흐른 뒤 그린 작품들은 형태와 색감이 더 안정되어 보였다. 그림을 본 한 미술평론가는 "색감과 구성에서 기성 작가 못지않은 완성도가 돋보인다"며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고 감성적인 분위기 연출이 큰 특징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검찰총장에서 '화가'로 변신을 앞둔 채동욱 전 총장은 현재 국토 순례를 하며 몸과 마음을 다스리고 있다.

"죽기 전에 우리나라 해안길을 따라서 국토를 걸어보자"며 친구 4명과 의기투합해 1박2일 하루에 15km 이상 걷고 있다고 한다. 강화도 임진각에서 시작해 현재 군산까지 내려갔다. 사진으로 본 채 전 총장은 등산복에 배낭을 멘 건강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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