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4개월간 이어진 수출 부진으로 생산 활동마저 위축되면서 경제가 악순환의 수렁에 빠져드는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최근 "경기 회복의 긍정적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기회 있을 때마차 강조하던 최경환 부총리조차 7일 "월별로 지표가 급락을 거듭하는 등 아직은 (경기 회복세가) 확고한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인정할 정도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올해 4월 수출은 462억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1% 감소했다.
수출 감소세는 올해 1월 -1.0%, 2월 -3.3%, 3월 -4.3%, 4월 -8.1% 등으로 매달 큰 폭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저유가의 영향으로 석유화학과 석유제품 업종이 직격탄을 맞아 4월까지 누적 수출액은 석유화학이 19.8%, 석유제품이 39.8%씩 감소했다.
또 세계 경기 회복세 둔화로 무선통신기기(-6.6%), 철강제품(-4.5%), 자동차(-8.7%), 평판디스플레이(-10.2%), 가전(-16.4%) 등 대부분의 주력 업종에서 수출이 감소했다.
수출 부진이 지속되면서 제조업 생산마저 위축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분기 제조업 생산은 1월 1.6% 늘었다가 2월과 3월 각각 5.2%와 0.4%씩 감소했다. 통신·방송장비(-22.0%)와 영상·음향기기(-15.5%) 생산이 급감했고 자동차(-4.2%), 전자부품(-6.1%), 섬유제품(-5.9%) 등도 부진했다.
수출 출하를 중심으로 제조업 출하량이 감소하고 있고 재고율도 점차 오르고 있어 앞으로 생산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도 있다.
1분기 제조업 제품 출하는 전년 동월 대비 0.9% 감소했다. 내수 출하는 0.4% 증가했지만 수출 출하가 2.7%나 줄었다.
3월 제조업 재고는 전년 동월 대비 2.7% 증가했고 제조업 재고·출하 비율은 123.9%로 전달에 비해 1.1%포인트 상승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하락하는 추세다. 1월 74.1%였던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2월 75.1%로 다소 올랐다가 3월 73.6%로 하락했다.
문제는 이런 흐름이 지속되면 내수회복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내수가 위축된 가운데 수출마저 줄면서 생산활동 자체의 감축으로 이어지는 축소균형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대희 KDI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대기업들의 수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수출 부진이 지속되면 대기업 매출과 이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기업 실적이 나빠지면 기업 투자가 줄어들 수 있고 노동자들에 대한 임금이 줄면서 소비도 감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