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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6.22. (일)

세무 · 회계 · 관세사

[인터뷰]안치성 제23대 한국관세사회 회장

‘관세사 공동체 도덕률 제정’으로 회원간 과당경쟁 해소

지난 3월24일 개최된 한국관세사회 총회에서 안치성 신임 회장이 선출됐다. 역대 어느 선거보다 높은 회원들의 투표율을 기록한 이번 관세사회장 선거는 역으로 관세사계를 중심으로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에 대한 위기감이 표출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2003년 한국관세사회 상근부회장으로 재직한 바 있는 안 신임회장이 12년만에 다시금 회직에 복귀한 이유 또한 여기에 있다.
안 회장은 선거 출사표에서 ‘함께 살고 같이 가면서 공동체도 살리자’는 슬로건을 내걸었으며,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회원들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이끌어 냈다.
당선 이후 한달여가 흐른 4월22일, 회장단 및 상임위원회 구성을 사실상 마무리 짓고 본격적인 대외활동을 준비중인 안 회장을 만나, 향후 관세사회의 개혁 밑그림을 들어 보았다. <편집자 주>

 

 

-지난 3월24일 개최된 제 39차 정기총회에서 23대 한국관세사회장에 선출됐습니다. 10여년전 관세사회 상근부회장으로 근무했기에 감회 또한 남다를 듯 합니다. 취임 소감을 부탁합니다.

 

“우선 저를 회장으로 선택해주신 관세사 선후배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말씀하신대로 저는 10여년 전 상근부회장으로 근무했었기 때문에 다시 돌아온 이곳이 마치 고향과 같이 편안하게 느껴집니다만, 한편으로는 회원의 뜻을 받들어 향후 2년간 회장의 업무를 수행하는 것에 대해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는 역대 어느 때보다 치열한 선거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선거과정에서 생긴 분열과 갈등을 뒤로하고 관세사업계 전체의 발전을 위해 모든 회원이 힘을 모아 상생의 길로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

 

저는 회장으로서 현재 우리 관세사업계가 풀어야할 여러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도록 제 인생 마지막을 아낌없이 불태워 봉사하는 마음가짐으로 회무에 최선을 다할 것 입니다. 회원 여러분의 아낌없는 조언과 함께 많은 지지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공동체를 살리기 위해 통관수수료 현 수준 유지를 위한 운동전개와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히셨습니다. 다만, 통관수수료의 경우 오랫동안 본회에서 추진했음에도 여전히 덤핑수수료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통관 및 환급 수수료 요율 제정은 국가시책과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입니다. 선언적인 구호에 그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무역규모가 4년 연속 무역 1조달러를 돌파하는 등 수출입물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우리 관세사의 수입이 감소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관세사 공동체간 상호 반목과 불신, 게임의 룰을 저버린 수수료 덤핑을 통한 과당경쟁 심화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과당경쟁, 수수료 덤핑과 같은 문제는 우리의 먹고 사는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에 가장 민감하고 고질적인 문제입니다.

 

어려운 문제이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 통관수수료 현 수준 유지를 위한 운동 전개와 공동체를 위해 개인이나 법인이 지켜야 할 행동과 직업윤리를 규정하는 가칭 ‘관세사 공동체 도덕률’을 제정하여 과당경쟁을 스스로 자제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확산시킬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대법인의 대표와 고문 등 간부들과 수시로 대화와 설득으로 협조를 구하겠습니다. 4월24일 간담회를 기반으로 이같은 활동을 본격화 할 것입니다.

 

또한, 관세사는 타 자격사와는 다르게 밀수·탈세·테러 등 국가 위해(危害) 방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공공성과 공익성이 매우 중시되는 자격사입니다. 이러한 특수성을 감안하여 적정한 수준의 통관수수료가 유지될 수 있도록 관련 학회와의 공동 연구를 실시하고, 이러한 사항을 관계기관에 지속적으로 건의해 관세사법 개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관세사 없이 1조달러 통관시대 감담 어려워

 

이와함께 ‘수입화물 물류비 표준’에 환급을 포함한 수출물류항목을 추가하여 조사하도록 관세청과 협의한 후 조사내용을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관세사무소에 비치하여 수수료 협상 등에 활용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더불어 현재 신고사항 정정 등 많은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지만 수수료 없이 무료로 서비스되고 있습니다. 관세사가 제공하는 여러 무료 서비스 중 선별하여 원가산정 후 점진적으로 유료 서비스화 될 수 있도록 하고, 세관의 조사 분야에서의 조력 업무, FTA 업무 등을 관세사의 업무로 명확화 하는 등 회원들의 업무영역 확장에 노력할 것입니다.”

-관세청과의 관계회복에 나설 것임을 강조하셨는데, 지금의 관세사회와 관세청간의 프랜드십(Friend-Ship)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입니까?

 

“현재 진행 중인 관세사법 개정과 지속적인 포워딩업체의 통관진입 허용요구 및 국종망 개발 등 많은 난제를 앞두고 관세청을 비롯한 대외기관과의 관계는 더욱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관세청은 저의 어머니 품과 같은 친정이었고 분가를 했다 해서 질긴 인연을 끊을 수 있겠습니까? 청장님을 비롯하여 실무자에 이르기까지 모두 저를 환대해 주고 협조해 주고 있습니다.

 

저는 현안문제에 대해 관세청 간부들과 수시로 면담을 하고, 정기적인 미팅과 연찬회를 마련하여 소통을 강화 하겠습니다. 또한 제도발전특별위원회와 정보화위원회 위원으로 관세청 과장을 참여토록 하여 소통은 물론 협조를 얻어낼 것입니다. 정책이 입안되기 전 토론단계에서부터 정보를 입수하고 계층별로 접근하여 설득하고 협조를 구하면 모두 잘 풀릴 것입니다.

 

특히 ‘관세사가 관세행정에 기여하고, 관세행정도 관세사를 통하여 구현하는’ 상호 의존성과 관세사의 위상을 제고 시키는데 역량을 기울일 것입니다. 관세청이 없이 관세사가 존재할 수 없고, 관세사 없이 관세청이 어떻게 1조달러의 통관을 감당해 나가겠습니까?”

 

-관세법인 대형화로 인해 소규모 개인사무소의 영업력 하락에 대한 회원들의 불만이 상당합니다. 안 회장께서도 관세법인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법인설립요건을 완화하겠다고 밝히셨습니다. 다만, 최근의 서비스시장의 경우 원스톱-토탈서비스를 지향하는 만큼 자칫 타 자격사와 경쟁에서 뒤쳐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최근 수년 사이 심사, FTA, AEO 등 신규업무의 등장과 더불어 생존과 경비절감 목적에서 예상보다는 빠르게 여러 형태로 법인설립 및 대형화가 진전되었으나, 단순 짝짓기 등으로 법인을 설립하거나 규모만 늘렸을 뿐 업무나 회계의 통합은 물론 본래 목적인 전문화와 서비스 제고는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실질적인 관세법인제도의 정착과 개인(합동)사무소의 관세법인화를 유도하기 위해 관세법인의 설립요건 완화를 추진할 것입니다. 관세법인 설립이 활성화 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됨으로서 전문화를 통한 보다 고품질의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관세법인 설립요건 완화 추진

 

더불어 관세법인을 소형, 중형, 대형으로 구분하여 실태를 분석하고 조사·연구하여 이상형의 관세법인 모델을 제시하여 법인의 향후 발전방향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또한 관세법인 뿐만 아니라 합동관세사무소는 관세법인에 비해 합병·이전·폐업 등이 자유로우며, 출자금·이익배분 등의 분쟁이 없다는 장점이 있으므로 합당한 범위 내에서의 설립요건 완화를 통해 고객의 다양한 컨설팅 수요에 부응하여 관세사의 경쟁력을 높이고 대형법인과 합동사무소가 상생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것입니다. 원스톱 토탈서비스(One-stop total service)를 위해 법인 설립요건을 완화하고 합동사무소도 지역을 확대하려는 것이며 타자격사와의 경쟁과는 큰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관세청의 4세대 국종망 개발사업과 연계해 관세사회원들의 권익 또한 반드시 배려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회원들로부터 제기되고 있습니다. 현재의 문제점과 대응방안은 무엇입니까?

 

“현재 관세청 국종망 개발이 거의 완료 단계에 있음에도 본회의 대처가 지연되고 있을 뿐 아니라 본회 소유의 통관프로그램의 유지·보수를 특정업체가 독점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향후 관세청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관세사 통관프로그램의 개발을 신속히 추진토록 하겠으며, 개발 및 유지·보수 업체도 경쟁체제를 도입하여 프로그램 성능을 향상 시켜 비용을 대폭 절감하고 업무 효율화도 기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또한 현재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향후 과제들을 수행하기 위해 정보화위원회는 내부와 관세청 및 학계의 전산전문가와 개발업체, 화주 등이 참여토록 하여 협력 체제를 구축하겠습니다.”

 

 

-현재 관세사회 회원 구성을 살피면, 일반회원과 전국회원으로 구분됩니다. 관세사자격의 특수성 때문이기는 하나, 타 자격사단체와 비교시, 또는 관세사회의 발전적인 방향을 위해선 일률적인 회원자격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일부 있습니다.

 

“전국 관세사는 제도의 문제가 아닌 운영의 문제입니다. 기형화된 전국회원의 증가 현상은 회원 입회비 문제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관세사가 정회원이 되려면 본회 입회비 외에도 지부 입회비를 납부토록 하고 있고 있습니다.

 

이러한 진입 장벽이 높다는 비판이 있자 지난해 지부에는 가입하지 않고 본회에만 입회토록 결정하여 지부에 소속되지 않는 전국회원이 200명으로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법적인 문제도 있습니다.

 

이를 정상화 하기위해서는 지부회비의 근거를 마련하거나, 지부회비를 축소 운영 또는 폐지하고 본회에서 지부운영비를 지원하는 방법 등 다양한 방법을 공론화하여 개선한다면 전국 회원 문제는 해결 될 것입니다.”

 

-포워더 등 타 직무단체에서의 관세사직무영역 침해를 막기 위해 관세법·관세사법 개정이 절실하다는 여론입니다. 안 회장의 대외활동력을 바탕으로 더욱 강화된 법안 개정활동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여러 회원님들께서 아시는 바와 같이 관세청에서 기획업무와 일선세관 행정 및 국제협력 등 협상 경험, 관세사회 상근 부회장으로서 회무 경험과 관세사로서 통관 및 컨설팅 실무도 체험했습니다.

 

외람된 말씀이지만 이러한 경험 그리고 리더쉽과 정관계 인맥을 최대한 활용하여 활동한다면 부족함이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한국관세사회의 발전적인 위상을 위한 다짐과 함께, 회원들을 향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회원여러분, 앞에서 말씀드린 것 외에도 해결해야할 많은 난제와 우리에게 불리한 여건과 상황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난제를 해결하고 전체를 이끌 구심점으로서 임기동안 아무런 사심 없이 한국관세사회의 발전을 위해 살신성인의 자세로 헌신하고 봉사하며 맡은바 임무에 성실히 임할 것입니다.

 

우리 관세사들은 같은 길을 걸어가는 동반자이며 한 배를 탄 공동 운명체입니다. 개인의 이익만을 쫓기 보다는 회원 모두의 권익과 공동체 발전을 위해 단결된 힘을 모을 때입니다.

 

앞으로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로 본회 업무에 참여하여 주시고, 좋은 의견이나 건의사항이 있으시면 적극적으로 개진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부족한 저를 회장으로 선출해 주신 회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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