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29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핵심국정과제(브랜드과제) 점검회의가 자화자찬의 자리였다는 지적에 대해 "연말에 소중한 두 시간을 우리가 잘했다고 할 시간을 가질 상황도, 여건도, 분위기도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유민봉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대통령도 모두발언에서 경기회복에 대한 체감이 되지 않는 것에 대해 지적했고, 개별 과제에서도 기존의 성과를 냉정하게 평가하고 격려할 부분은 격려하지만 부족한 부분은 무엇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에 대해 점검하는 자리였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핵심국정과제 점검회의를 열어 각 부처별로 올해 역점을 두고 추진해 온 38개 브랜드과제의 추진상황과 성과 등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정부는 ▲공공기관 개혁 ▲창조경제 혁신역량 강화 ▲통상협력 강화 ▲국민의료비 부담 경감 ▲노후생활보장 ▲맞춤형 고용복지통합전달체계 구축 ▲4대 사회악 근절 등 7개 핵심과제의 성과를 소개했는데 국민들의 체감도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 올 한해 군에서 발생한 각종 사건·사고와 방산비리에도 불구하고 '국민이 신뢰하는 확고한 국방태세를 확립했다'고 자평하고, 경제민주화 의지가 후퇴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오는데도 '대·중소기업이 상생하는 경제민주화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보고해 자화자찬식 평가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유 수석은 "왜 자화자찬이란 말이 나왔을까 보면 각 부처에서 올해 이런 성과가 있다고 자료집으로 기자들에게 배포했는데 그것은 부처에서 스스로 평가한 것"이라며 "대통령은 그것을 갖고 부족한 부분을 하나하나 점검하면서 말씀하셔서 전체적으로는 각 부처 장관이나 기관장들이 잘된 부분에 대한 격려와 함께 무거운 다짐을 하고 청와대를 떠나셨을 것이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수석은 이날 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각 부처의 브랜드과제 성과와 관련해 부족하다거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던 점들을 소개했다.
우선 하우스푸어가 줄었다는 국토교통부의 '서민주거안정 강화' 보고와 관련해서는 "전세에서 월세 임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서민들이 체감하는 불안감이 없으면 좋겠다"고 지적했고 복지부의 '국민의료비 부담 경감'에 대해서는 고령화에 따른 치매 예방 및 치료를 위한 적극적인 대처를 주문했다.
'공공기관 정상화'와 관련해서는 과도한 복리후생에 대한 삭감 등의 성과에 대해 "모든 개혁은 관성이란 게 있기 때문에 원점으로 되돌아갈 위험성이 있다. '요요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지속관리하고 그 다음 단계로 성과가 지속되도록 시스템화해달라"는 당부를 했다.
유 수석은 이날 보고된 38개 브랜드과제에 대한 점수를 매겨달라는 질문에 대해 "공식적인 평가는 내년 1월말께 정부업무평가위원회의 공식적인 평가결과가 취합이 돼 나올 것"이라며 "오늘 38개 과제는 정부업무평가위의 평가를 거친 것이 아니라 10명의 민간위원과 대통령비서실에서 평가를 했기 때문에 몇점이라고 이야기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약속하면 실천하고, 실천한 것은 성과 중심의 변화를 점검한다는데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공무원들 얘기를 들어보면 역대 정부에서 국정과제에 대해 약속한 것을 연말에 점검하는 것은 처음이라는 얘기도 듣는다. 약속과 실천, 점검이라는 국정운영 방식의 중요한 틀 속에서 오늘의 국정과제 점검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 수석은 38개 브랜드과제 중 가장 미진했던 것을 하나만 뽑아 달라는 질문에는 "부족한 것은 누구나 다 아실테지만 안전 부분"이라며 "안전 부분에서 여러 안타까운 사건·사고가 있었기 때문에 그 부분들은 올해에 상당히 부족한 부분이었다고 분명히 말씀드려야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