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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6.22.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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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원에 목숨건다?”…편의점 진상 손님

편의점이 보편화 된 가운데 (편의점)알바생들은 진상 손님 때문에 감정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17일 생활비를 벌기 위해 강원 춘천시의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김모(23·여)씨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늦은 오후 맥주를 사러온 손님이 거스름돈 100원을 주지 않는다고 심한 욕설을 퍼부은 것이다. 손님은 사장까지 불러내 수차례 죄송하다는 말을 듣고서야 나갔다.

김씨는 “돈 한 푼이 아쉬워 알바를 시작했는데 이런 일을 겪고 나니 힘들고 지친다”며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알바생을 경시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편의점 사장 김모(43)씨는 “인근 편의점만 2, 3개가 되는데 우리 편의점 이미지가 나빠지면 사람들이 다른 곳으로 갈 것 아니냐”며 “황당하고 억울해도 머리를 숙여야 한다”고 말했다.

춘천경찰서 지구대 6곳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동안 편의점에서 신고접수 된 건수만 약 40여 건.

지구대 관계자는 “상황을 들어보면 알바생이 인사를 제대로 안 한다, 청소 상태가 불량이다, 말투가 불량스럽다 등 사소한 것으로 늘 시비가 붙는다”며 “오히려 내가 횡포 놓는 손님에게 훈계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약자에 대한 횡포가 사회 구조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비슷한 일이 또 발생할 수 있다며 한국사회가 질적으로 암울해지는 위험한 신호라고 경고했다.

강원문화비평소 김택진 소장는 “서비스직 종사자들에 대한 무시나 업신여김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게 큰 문제다”라며 “적대적인 관계가 연일 나타날수록 불신이 생기고 당하는 쪽에서 상대적 박탈감이 심화 될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계속되는 갑의 횡포가 반복되면 계층 갈등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며 “상대에 대한 배려가 갈수록 사라지는 점이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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