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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6.22.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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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환·남경주·최정원·전수경…뮤지컬 '라카지' 중년 파워

남경주(50)·최정원(45)·전수경(48)·이경미(53)…. 그리고 송승환(57). 뮤지컬 '라카지'에는 왕년에 무대·TV와 스크린에서 날렸던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라카지' 제작사인 PMC프러덕션의 대표이기도 한 송승환은 16일 오후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뮤지컬 시장을 키우고 다양하게 만들기 위해서 남경주·최정원·전수경·이경미 같은 배우를 극장에 끌어들였다"면서 "저도 조금이나마 일조를 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뮤지컬을 즐겨보시는 분들도 있지만 1년에 한번 보시는 분들도 있죠. 제가 극장 로비에 있는데 포스터를 보시는 관객분이 여기 '내가 아는 배우 두 명이 있다'고 말씀하시면서, 송승환과 남경주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런 분들이 극장에 오시면서 관객 폭이 넓어지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뮤지컬 '시카고' 등에서 항상 최고참이었던 전수경은 "두 오빠(송승환·남경주)와 함께 공연을 하게 돼 기쁩니다"라고 말했다. 남경주·최정원은 젊은 시절 뮤지컬에서 선남선녀 커플을 도맡았다. 최정원·전수경·이경미는 뮤지컬 '맘마미아' 초창기 멤버들이다.

송승환은 관객층의 폭이 좁다는 것이 현 뮤지컬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라고 짚었다. "주 뮤지컬 관객층인 20~30대 여성이 좋아하고 선호하는 오빠 배우들이 몇 명 되지 않으니까 몸값이 치솟기도 하고요. 우리 뮤지컬의 발전을 위해서는 시장이 커져야 해요. 관객이 다양해져야 한다는 거죠. 브로드웨이, 웨스트엔드만 봐도 50~60대가 많아요."

넌버벌퍼포먼스 '난타'를 비롯해 '형제는 용감했다' '리걸리 블론드' 등 뮤지컬을 제작한 그가 이 장르에 출연한 건 20년 만이다. 1994년 가수 윤심덕과 청년문사 김우진의 사랑을 다룬 소극장 뮤지컬 '사의 찬미'에서 '홍난파' 역을 맡은 이후 처음이다. 당시 윤석화, 송영창과 함께 연기했다.

"음치라서 그때는 노래를 안 했어요. 피아노만 쳤죠. 이번에 제작자로 참여하면서 2막에 등장하는데 다행히 노래가 없어요. 4마디밖에 없죠. (장소영) 음악감독이 4마디는 저도 할 수 있다고 해서 맡게 됐어요. 하하하." 송승환은 이 작품에거 극우파 보수 정치가인 '에두아르 딩동'을 연기한다.

1세대 뮤지컬배우 남경주는 이번 '라카지'에 대해 "염원이었던 꿈의 무대가 펼쳐져 행복합니다"고 말했다. 그는 극의 주 배경인 클럽 '라카지오폴'의 주인이자 여(남)주인공 '앨빈'의 남편인 조지 역을 맡았다.

"그간 뮤지컬이 재미있기는 한데 '가볍다'라는 말이 있었어요. 나이든 역을 젊은 배우들이 분장을 해서 맡는 경우가 많았죠. 이제 나이에 맞게 캐스팅을 할 수 있는 배우들이 늘어났죠. '라카지'는 그래서 가볍지 않아요."

정성화·김다현·이지훈 등 현재 내로라하는 뮤지컬스타들도 함께 한다. 이들이 라카지오폴의 전설적인 여가수 자자로 활약하는 앨빈들이다. 정성화·김다현은 초연에 이어 다시 합류했고 이지훈은 이번에 새로 가세했다.

남경주는 "지금 뮤지컬 환경이 많이 좋아졌어요. 양적으로 늘기도 했고요. 거기에 걸맞게 밑에서 받쳐줄 젊은 배우들이 많이 늘어났죠. 샘이 날 정도로 실력도 다 갖췄죠."라고 말했다.

'라카지'처럼 성소자들을 다룬 뮤지컬 '프리실라' '킹키부츠' 등과 비교하자 "평균 나이가 제일 높아요."라면서 "그것이 균형을 맞춰주고 보시는 분들에겐 안정감과 믿음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뮤지컬계 최고 권위의 토니상 작품상을 3차례 수상한 이 뮤지컬은 2012년 국내 초연했다. 게이 커플인 앨빈과 조지가 아들 '미셸'의 결혼 성사를 위해 노력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과정에서 사회적인 편견과 가족간의 사랑 등을 전한다.

2년 전과 달리 진짜 부모가 된 정성화는 "한국 엄마 같은 느낌을 내려"고 했다. 예쁜 앨빈인 김다현 역시 그 사이 둘째를 얻었다. 그는 "경험과 삶에서 얻은 부분들을 녹여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라고 전했다. 이미 캐릭터를 구축한 정성화·김다현 사이에서 이지훈은 "젊고 어리고, 어리광도 피우고 감정기복이 심한 엄마를 연기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눈을 빛냈다.

조지는 초연에 이어 남경주와 함께 고영빈이 나눠 맡는다. 주·조연을 넘나드는 뮤지컬스타 최정원은 유나영과 함께 자클린역을 나눠 맡는다. 전수경과 이경미는 송승환과 김태한이 나눠 맡는 에두아르 딩동의 부인인 마담 딩동 역에 더블캐스팅됐다.

남자이나 '하녀'이기를 원하는 활력소 '자코브'는 김호영과 유승엽, 미셸 역에는 뮤지컬배우 정원영과 서경수가 더블캐스팅됐다.

3월8일까지 LG아트센터. 연출·각색 이지나, 음악감독 장소영, 안무 서병구 등 초연의 크리에이티브 팀들이 다시 뭉쳤다. 러닝타임 170분(인터미션 15분). 프로듀서 송승환 이광호 김병석 조행덕, 조명디자인 구윤영, 무대디자인 서숙진. 6만~13만원. 랑 1666-8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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