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11일 효율적인 성장을 위해 자유로운 시장 진입과 자유로운 경쟁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이날 부산 벡스코에서 '2014 한 아세안 CEO 서밋'에 강연자로 참여한 폴 로머 뉴욕대 교수와 함께 기자 간담회를 열고 "추가 성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효율적인 성장과 부의 확대를 위한, 효율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경제 환경을 조성하는 데 집중할 때"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날 제1세션 '세계경제전망과 아시아의 역할'에 강연자로 나선 성장이론의 대가 로머 교수의 강연과 관련, "적극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는 "로머 교수의 주장은 자유로운 진입이 가능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통해서 전체 효율이 좋아지고 전체 파이가 커지는 그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라며 "산업이 발전할수록 정부 주도에서 시장 주도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국이 선진경제로 이행하기 위해 더 많은 개방을 통해 자유와 경쟁이 가능한 조건이 가능하도록 만들어 한다"는 로머 교수의 생각과 궤를 같이 한다.
로머 교수는 1980년대 미국이 통신산업에서 독점기업을 분사, 다양한 통신기업들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경험을 예로 들며 "우리가 통신산업에서 독점기업을 분사시키지 않았다면 퀄컴, 애플 등의 등장은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박 회장도 "한국에도 많은 산업에서 새로운 플레이어들을 막는 진입규제가 존재하고 있다"며 공감을 나타냈다.
로머 교수는 반면 아세안과 같은 신흥국들의 경우에는 정부 주도의 개발 정책이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로머 교수의 성장이론은 현대 경제에서 경제적 가치가 가장 많이 생성되는 것은 도시에 있는 데, 이를 위해 산업화가 아닌 도시화에 초점을 맞춰 정부 정책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각종 도로, 전력망, 통신망 등 인프라 시설물의 설계와 보급을 최우선하는 효율적 개발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성장의 우선 순위는 임금을 높이고 기회를 넓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사회 구성원 중에서 가장 혜택을 덜 받고 있는 구성원들에게 이득이 돼야 좋은 성장이자 불평등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로머 교수는 "한국이 지난 20년간 도시화에 의해서 성장해왔던 경험들은 다른 나라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은 성공적인 글로벌 허브 도시로서, 아세안이 도시화를 이루는 데 격려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