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전자정부 시스템에 대한 세계 각국의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제는 개도국뿐 아니라 유럽연합(EU)이나 영국, 중남미 국가 등에서도 많은 협력 요청이 들어오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행정자치부는 영국을 비롯한 전자정부 선도국가들과 함께 투명한 정부, 행정개혁 등을 위한 국제 네트워크인 'D5'(디지털 5)를 창립했다고 10일 밝혔다. D5에 참여하는 나라는 UN 전자정부 상위권인 한국(1위), 영국(8위), 뉴질랜드(9위), 에스토니아(15위), 이스라엘(17위)이다.
정종섭 장관은 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D5 창립 협약식에 참석해 이들 D5와 시민중심 서비스, 열린 정부 등을 내용으로 하는 창립 헌장에 서명했다.
D5 회원국들은 이날 서명을 통해 시민 중심의 정부, 열린 정부 등을 위한 각국의 우수사례와 정책을 공유하기로 했다. 앞으로 공동 프로젝트 수행을 통해 회원국의 현안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도 병행한다.
회원국들은 정보 공개, 데이터 개방 등 정부3.0과 세계 1위인 한국 전자정부 서비스 등에 대한 노하우 공유를 희망했다. 특히 영국은 D5 구상 초기인 지난해 말부터 내각사무처 차관, 실장이 방한하는 등 한국의 참여를 요청해 왔다.
정종섭 장관은 "한국의 전자정부 발전 경험에 비춰볼 때 관련 법·제도 정비도 매우 중요하다. 이에 대한 협력도 확대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프랜시스 모드(Francis Maude) 영국 내각사무처 장관과 피터 던(Peter Dunne) 뉴질랜드 내무부 수석장관과 양자회담도 진행했다. 영국과는 정부 개방성 강화를, 뉴질랜드와는 전자정부를 통한 시민참여 중요성을 주요 의제로 양국 간 협력 강화에 합의했다.
아울러 지난 3~4일 이틀간 콜롬비아에서 IDB(미주개발은행) 주관으로 중남미 등 30여 개국이 참여한 중남미 전자정부 장관급회의(RED GEALC)에서도 정부 3.0과 한국 전자정부의 우수성을 소개해 관심을 끌었다.
이번 행사는 본래 중남미와 카리브해 연안 지역 전자정부 장관들이 2년에 한 번씩 모여 서로의 성과를 논의하는 자리다. 올해는 특별히 IDB(미주개발은행)의 요청으로 한국이 참여하게 됐다.
회의에 직접 참석한 김성렬 행자부 창조정부조직실장은 정부3.0으로 대표되는 대한민국의 정부혁신을 소개했다. 박제국 전자정부국장은 한국의 모바일 전자정부 정책을, 구윤철 기획재정부 성과관리심의관은 디지털 예산회계시스템에 대해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서 각국 정부관계자는 한국의 전자정부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시하며 발표를 통해 전자정부 관련 정책시야를 새롭게 넓힐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중 파나마의 이르빈 알베르토 알만(Irvin Alberto Halman B.) 정부혁신처장은 한국의 지능형 교통시스템(ITS)에 관심을 표하며 "파나마의 대중교통 연계·통합 시스템 구축에 한국의 우수 기업들이 참여해주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유럽의회 초청으로 지난달 13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최된 디지털 워크숍에 키스트(KAIST) 김성희 교수가 한국대표로 참석해 정부3.0과 한국의 전자정부를 소개했다.
또 11~12일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행정장관 회의에서도 참가국 대표들에게 한국 전자정부 발전 노하우를 소개할 계획이다.
정종섭 장관은 "정보 공개, 데이터 개방 등 정부3.0은 한국뿐 아니라 영국 등 전 세계가 추구하고 있는 정부혁신 모델임이 확인됐다"며 "전자정부를 포함한 정부3.0의 세계적 확산이 한국 행정 시스템의 국제 사회 진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