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는 이제 쓸 일 없을 것으로 생각했던 쉰세대 여성 국세공무원이 갑작스런 미국살이를 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를 책으로 엮었다.
화제의 주인공은 현재 성동세무서 조사과 세원정보팀에 근무 중인 임경순 조사관으로, 그는 올해초까지 미국에서 보낸 9개월간의 실수담과 에피소드를 모아 '쉰세대 주부의 미국 헤매기<사진>'라는 책을 최근 펴냈다.
남편인 허순강 세무사가 지난해 갑작스럽게 미시간주립대 리서치스칼러 연수를 떠나게 되자, 직장을 잠시 휴직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남편과 함께 보낸 9개월 동안의 미국 생활상을 있는 그대로 엮었다.
이 책은 영어깨나 공부하다 유학을 떠난 젊은이에 비한다면 경착륙(하드랜딩)에 가까운 쉰세대의 좌충우돌 미국 체류기다.
수많은 밀가루 종류 중 와플용을 못 고른 사연, 헤어 젤을 샀는데 알고 보니 젤용 스킨을 산 일, 주유소에서 주유기 작동법을 몰라 초등학생의 도움을 받았던 일, 식당주차장에 주차를 잘못해 견인당한 일, 미국 교통법규를 알지 못해 법원까지 출두해 국선변호사를 선임했던 일, 고속도로를 타도록 내비게이션을 조작했는데 국도로만 달린 우스꽝스런 일, 폭설로 휴교인데 학교에 간 일, 전화로 골프 라운딩 일정을 취소하지 못해 현지골프장에 직접 가서 취소한 일, 나이아가라폭포를 보기 위해 국경을 넘은 캐나다에서 술이 먹고싶었지만 마트에서 구입하지 못한 일 등등 영어를 몰라 당한 수많은 고생담이 생생하게 녹아 있다.
덤으로 미국 주요 도시 관광명소에 대한 느낌과 영사관 주소, 미국의 교통법규, 미국 핸드폰 사용법, 미국의 옷·신발 사이즈 표시방법, 미국의 세금제도 등 몸소 겪은 소소한 생활정보도 담았다.
저자는 "평생 쓸 일이 없을 것 같아 영어를 등한시했던 자신이 그렇게 원망스러울 수 없었다"면서 "그래도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어서 학창시절 때보다 더 열심히 영어공부를 했다"고 말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미국에서 겪은 실수담이 미국생활이 예정돼 있는 올드피플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주)북랩刊/275페이지/1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