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25·인천시청)의 기자회견장에 쇼트트랙 스타 빅토르 안(29·러시아)의 이름이 등장했다.
박태환은 25일 인천 문학박태환경기장에서 열린 2014인천아시안게임 남자 수영 자유형 1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시상식을 마친 박태환은 메달리스트 자격으로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수영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빅토르 안의 이름이 등장한 사연은 이렇다.
신화닷컴 소속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중국기자는 박태환에게 "박태환 선수는 한국 최고의 수영 선수인 것으로 알고 있다. 또 수영연맹과 사이가 그다지 좋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운을 뗀 뒤 "쇼트트랙 안현수 선수가 있다. 이제 빅토르 안으로 이름을 바꿔 러시아를 대표한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다.
빅토르 안은 끊이지 않는 파벌싸움에 염증을 느끼고 러시아로 귀화한 뒤 올림픽 금메달로 부활한 과거 한국 쇼트트랙의 대표주자다.
중국기자는 한때 연맹과의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했던 박태환의 속내를 듣고 싶어했다.
통역을 통해 질문을 전해들은 박태환은 잠시 미소를 보인 후 마음 속의 이야기들을 털어놨다.
박태환은 "그런 이야기들을 많이 들었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면서 선발전도 한국에서 뛰었고 그러면서 연맹과의 관계가 좋았기에 선발전 기록도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는 그런 이야기가 많았지만 그런 것을 뒤로 하고 훈련에만 매진했다.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면서 연맹이 뒷받침을 많이 해줬다. 앞으로도 더 도와줄 것으로 믿고 훈련을 열심히 하면 좋은 기록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답변의 요지는 연맹과의 관계가 이제는 나쁘지 않고 남은 선수 생활도 태극마크를 달고 보내겠다는 것이다. 박태환의 진심을 전해들은 중국기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한편 박태환에게 0.1초 뒤져 3위에 머문 시오우라 신리(일본)는 "훌륭한 박태환 선수와 함께 해 영광이다. 박태환 선수와 훈련장을 같이 쓰면서 친해진 것 같다. 오늘 이겼으면 좋았겠지만 그래도 좋은 경험이 된 것 같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