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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5.0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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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용호 前국세청장 "국세청, 공정인사 절실했다"

에세이 ‘반전’ 출간…청장 취임일성 '권력기관 이미지탈피' 주창배경 소개

공정거래위원장, 국세청장, 청와대 정책실장을 역임하고 현재 이화여대 교수로 재직중인 백용호 전 국세청장이 재임시 비하인드 스토리를 소개한 에세이를 펴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발간된 ‘백용호의 반전(김영사. 표지)’ 내용을 보면, ‘이 세상에서 확실한 것은 세금과 죽음’이라고 규정한 백 전청장은 “징(徵)이라는 글자는 어감부터 좋지않고, 잘못을 책망한다는 뜻으로 이부정적 글자를 사용해야 하는 국가기관 중 하나가 국세청이며, 대통령이 바뀔때마다 변하지 않는 것은 이른바 국세청·국정원·검찰청·경찰청 등 4대 권력기관”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이 기관들은 발전·육성의 사명보다는 조사, 수사, 징계, 징세의 임무를 맡고 있어 4대 권력기관이라는 불명예를 안은 것”이라며 “그러나 진지하게 생각할 것은 정부기관 중 ‘과연 권력기관이 있는가’하는 것으로 각 기관의 임무를 명시한 법률 어디에도 ‘권력을 가진다’라는 조항은 없다. 모든 부처는 국민과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기관이며 국세청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백 전청장은 09년 7월 국세청장 인사청문회에서 ‘국세청은 권력기관이 아니다’라는 발언은 어쩌면 당연하고 평범한 말이었는데 언론의 조명을 많이 받아 당황스러웠다며 권력기관이라는 국민의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첫 일성으로 권력기관으로서의 이미지 탈피를 주창했다고 소개했다.

 

재직기간중 국세청 직원들과 헌신적인 노력으로 국민에게 봉사하는 기관으로서의 이미지 변신을 일정부분 이뤘다고 자부하지만, 세금에 대한 원초적 저항심리로 근본적으로 변화시킬수는 없었다며, 특히 일부 세무공무원의 부정부패행위도 잊을만하면 튀어나와 국민들의 지탄을 받아 참으로 안타깝고 아쉬웠다고 회고했다.

 

특히, 백 전청장은 재임동안 언론과의 인터뷰를 극도로 꺼렸는데 말을 하다보면 어쩔수 없이 세금과 세무조사를 거론할 수밖에 없는 것도 하나의 이유였다고 소개했다.

 

 

인사와 관련해서는 국세청장 취임후 주위에서 많은 분이 너무 힘들고 험한 자리로 간다고 우려했는데, 그 것이 바로 청탁과 부탁이 많을 것이라는 부분이었다며 우선 학연, 지연, 혈연을 앞세운 줄대기나 인사청탁이 국세청에 일체 발을 못붙이게 하겠다고 다짐했다고 밝혔다.

 

국민의 재산을 다루는 국세행정의 특성상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윤리성은 절대적 가치이고 이 같은 상황에서 한두명의 부정한 행위는 국민의 신뢰는 떨어질 수밖에 없으며, 특히 고위직의 잘못된 행동에 더욱 국민이 실망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다.

 

특히, 국세청 2만여 직원 중 일선 세무서장 이상 간부가 전체 2%도 안되는 이른바 압정구조로 승진때마다 경쟁이 치열해 공정한 인사시스템이 절실한 상황이었다고 언급했다.

 

지하경제양성화 관련해서는, 세무공무원을 늘려 구멍가게나, 노점상, 현금거래를 유도하는 병원 등의 매출을 철저히 조사해 세금을 매기면 당장은 국세수입이 늘어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거래를 위축시켜, 현실적으로 지하경제를 완전히 뿌리 뽑기란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아직도 많은 기업의 투명성은 미약한 수준으로 ‘번만큼 세금을 낸다’는 아주 간단하고 올바른 상식만 기업인들이 지키면 지하경제 규모는 선진국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09년 7월부터 1년간 18대 국세청장을 역임한 백 전청장은 당시 장관급인 공정거래위원장에서 차관급인 국세청장으로 임명돼 화제를 모았으며, 국세청 개혁을 이끈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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