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의 무비자 입국제도 시행과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인기 등 한류 열풍으로 제주도를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 숫자가 급증했다.
22일 코트라(KOTRA)와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제주도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33만 5895명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66.4% 증가했다.
월별로는 ▲1월 8만 3987명 ▲2월 11만 10명 ▲3월 14만1988명으로 매달 증가 추세다.
연초부터 이달 11일까지 제주도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중국인은 41만 6000명으로 전체의 약 83%를 차지, 중국인 비중이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증가세는 중국이 여유법(旅遊法)을 시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타난 것이라 눈길을 끈다. 지난해 10월부터 중국 정부는 자국 관광객의 권익을 보호하고, 자국 관광 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여유법을 시행했다. 이 때문에 국내 관광 업계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도를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증가한 것은 무비자 입국제도 시행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법무부는 지난해 5월부터 인천∙김해 국제공항에서 제3국 또는 제주도 방문을 위해 환승하는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무비자 입국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에 따라 중국인 관광객은 비자 없이 관광, 통과 등의 목적으로 제주도의 공항 또는 항만으로 입국할 수 있으며, 제주도에 30일 이내로 체류할 수 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무사증(무비자) 제도를 시행한 지난해 5월 중국의 노동절 연휴 기간(4월 27일~5월 5일) 김포∙김해∙제주공항으로 입국한 중국인 관광객은 총 7만 3533명으로, 2011년 같은 기간 4만 979명보다 8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비자 입국제도 시행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 수의 증가는 올해 1분기에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류 열풍도 중국인 관광객의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인들이 K-POP과 드라마, 화장품, 미용, 의류 등에 높은 관심을 가지면서 여행지로 한국을 선택하는 일이 빈번해진 것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최근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올해 1분기 관광객 증가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남효정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중국에서는 외계인 등 '미신을 선전하는 내용'은 방송 불가로 판정 받는다"며 "이 때문에 '별 그대'가 중국 TV에서 상영되지 못했지만, 인터넷 등을 통해 '별 그대'를 접한 중국인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별 그대'를 본 중국인들은 드라마 속에 나온 '치맥'과 '간장게장' 등 한국 문화에 관심이 높다"며 "그 영향으로 한국에 대한 호기심과 친숙도가 높아져 최근 중국인 관광객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