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사회적∙환경적 성과를 평가한 ‘사회발전지수(SPI)’ 랭킹에서 한국이 11위를 기록했다.
스웨덴과 영국이 각각 1,2위를 차지했으며, 스위스와 캐나다, 독일이 뒤를 이었다. 미국은 6위를 차지했으며, 아시아 국가 중에는 유일하게 일본이 8위로 10위 안에 들었다.
11일 영국 옥스포드에서 열린 스콜세계포럼에서 발표된 사회발전지수는 하버드대 마이클 포터 교수와 비정부기구인 사회발전조사기구 등의 주도로 고안된 것으로, 기존의 경제 지표 위주의 평가에서 벗어나 각국의 사회적 발전 정도를 실질적으로 평가해 수치화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세계적 경영컨설팅 기업인 딜로이트를 포함한 기업과 비즈니스 전문가, MIT 경제학자들이 작업에 참여했으며, 처음으로 결과가 공개된 올해에는 총 50개국을 대상으로 평가작업이 진행됐다.
이 지수는 인간의 기본욕구 충족여부, 웰빙을 위한 사회 인프라, 개인이 사회에서 가지는 기회 등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각국의 실정을 평가했다.
기본욕구 지수는 국민들이 기본적으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들을 국가가 충분히 제공하고 있는지를 측정한 것으로 국민의 영양상태, 기본의료 제공 여부, 식수 및 공기상태, 거주환경, 개인의 안전 등이 포함된다.
웰빙환경 지수는 개인 또는 사회가 더욱 잘 살 수 있는 기회를 주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는지를 평가한 것으로 기본의무교육 제공여부, 정보와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접근성, 국민건강 및 복지, 생태계 지속가능성 등이 해당된다.
기회 지수는 국민 개개인이 본인의 잠재력을 충분히 사용할 만한 기회가 주어지는지를 측정한 것으로 기본권, 고등교육을 받을 기회, 개인의 자유와 선택권, 보편적 평등성 등을 조사해 개인이 사회에서 가지는 기회가 적정한지여부를 평가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경제성장은 사회발전의 필요요건이지만 충분요건은 아니었다. 또한 일반적 통념과 달리 국민의 소득수준이 비슷하더라도 사회발전속도에서는 상당한 차이가 발생할 수 있음이 나타났다.
스위스, 미국과 비슷한 수준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기록하고 있는 아랍에미레이트는 이번 평가에서 이들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처지는 19위를 기록했다.
1인당 GDP 6위의 호주는 주거수준에서는 22위를 나타냈고, 1인당 GDP 48위인 르완다의 경우 초등학교 진학률은 9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기본욕구와 관련한 지수는 일본이, 사회 인프라는 스위스가, 개인의 기회지수는 미국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기본욕구 지수 8위, 웰빙환경 지수 8위, 기회 지수는 12위를 기록했다. 항목별로는 영양상태 및 기본의료의 제공, 식수 및 공기상태, 기본/고등교육을 받을 기회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으나, 개인의 선택권과 사회 공정성에서는 대단히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사회 전반의 기본 인프라는 뛰어난 편이지만 소수민족, 이민자, 성적 소수자에 대한 포용력과 여성에 대한 존중의식이 낮고, 피임에 대한 의식부족과 탁아시설 부족이 문제점으로 꼽혔다.
평가작업에 참여한 헤더 핸콕 딜로이트 컨설팅 매니징 파트너는 “바람직한 미래 사회를 형성하고 창조하는데 비즈니스가 근본적인 역할을 수행해 갈 것”이라며 “사회발전지수가 기업의 사회발전과정 참여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사회적 투자를 늘리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