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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국세

이현동 국세청장 2년7개월…'널뛰기 중앙에 앉았었나'

"널뛰기 중앙에 앉아 균형을 잡아주는 이름 모르는 사람이 되겠다."

 

지난 2010년 8월30일, 제19대 국세청장에 취임한 이현동 국세청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처음 꺼낸 말이다.

 

이현동 국세청장이 26일 오후 4시20분 퇴임식과 함께 국세청을 떠났다. 근래에 보기 드물게 장장 2년7개월여 동안 근무했다.

 

 

이현동이 이끈 '국세청 2년7개월'을 세정가는 어떻게 평가할까.

 

역대 국세청장들과 달리 언론 등 외부와의 접촉을 피한 채 조직원들과 소통을 넓히고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려 노력한 점에 대해서는 '조직 비밀주의를 더 키웠다'는 일부 부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긍정적으로 보는 분위기도 적지 않다.

 

취임초 주요 회계․법무법인 대표들을 불러 대기업과 대주주의 성실납세를 촉구한 부분이나, 역외탈세 근절의 초석을 다진 점은 이 국세청장이 본연의 업무에 충실한데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미국과의 범칙조사 약정 체결, 7개국 국제탈세정보교환센터 정회원 가입, 역외탈세 관련 예산 확보 등 역외탈세와 관련한 인프라 구축을 통해 소위 '선박왕''완구왕'에게 수천억원대 세금을 추징해 경종을 울렸다.

 

'국세청의 칼'에 해당하는 세무조사 업무를 좀 더 과학화시켰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신종 탈세유형 분석, 첨단 조사기법 개발, 과학적 과세증거 확보 등을 위해 ‘첨단탈세방지센터’를 신설했으며, 법인 조사대상 선정시 법인의 대표자, 최대주주 등의 개인제세․재산제세 탈루혐의까지 분석해 통합 선정․조사하도록 한 것.

 

뿐만 아니라 2010~2011년까지 대대적으로 추진한 '숨은 세원 양성화'는 박근혜정부가 추진하려는 '지하경제 양성화'의 전신으로 꼽을만하다.

 

'숨은 세원 양성화'는 역외 세원관리, 대재산가․대기업 사주 등의 변칙 탈루행위, 음성적 고액 현금거래, 차명계좌․명의위장, 고소득 자영업자, 유통거래질서 문란업종 등을 대상으로 강력하게 추진됐다.

 

국세청 본연의 업무인 '세수확보'와 이명박정부 국정과제인 '공정과세'를 추진하기 위한 한 방편으로 지방청 '체납정리 특별전담반'을 '숨긴재산 무한추적팀'으로 확대 개편해 고액체납자에 대한 대응을 대폭 강화하기도 했다.

 

일찌감치 국세행정포럼을 통해 국세청의 금융정보 접근 확대 분위기를 조성한 결과, 박근혜정부에서 '금융정보분석원의 금융자료 활용 확대'를 코앞에 두고 있는 것도 큰 성과로 꼽힌다.

 

이현동 국세청장 재임 기간 동안 조직확대 측면에서도 큰 성과가 있었다. 부산지방국세청이 1급으로 승격했으며, 중부지방국세청에는 미래의 경인지방국세청에 해당하는 조사4국을 신설했다.

 

중부청 산하에 화성.분당세무서가 신설됐으며, 다음달 포천세무서와 잠실세무서 개청을 앞두고 있다.

 

2010~2011년 일선세무서장을 비롯해 지방청 조사국 서기관 및 사무관, 조사요원들이 대거 저축은행으로부터 금품수수사건에 연루.적발된 것은 기관장으로서 큰 흠결로 꼽힌다.

 

임기 마지막 서울청 조사국 직원들이 조사대상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경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하고, 중부청 조사국 직원들 또한 금품수수로 구속된 것 역시 마찬가지다.

 

이와 함께 국세청 고위공무원단이 소위 TK위주로 구성되는 등 지역편중 인사가 고착화 됐다는 점, 행시출신과 일반공채 출신간 승진 불균형 등 조직운영의 근간인 인사행정에 있어서도 내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무척 컸다.

 

국세청 한 관계자는 "국세청이 본연의 업무에 치중해야 한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한 것은 바람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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