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지난 26일 오전 10시부터 이현동 국세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개최했다.
이날 여야 의원들은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과 논문표절, 안원구 전 서울지방국세청 세원관리국장에 대한 사퇴압박 관여 여부와 태광실업 세무조사의 합법성 여부 등에 대해 지적하며, 이 후보자에 대한 검증을 이어갔다.
이러한 의원들의 송곳 질의에 대해 이 후보자는 배탈로 인해 몸이 불편한 가운데서도 12시간 넘는 시간동안 식은땀을 닦아가면서 나름대로 충실한 답변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개운찮은 뒷맛도 남겼다.
이 후보자의 답변이 개인문제인 논문표절과 위장전입에 대해서는 "송구스럽다. 뉘우친다"고 명쾌히 인정하며 사과하면서도, 정치적인 질문에 대해서는 두루뭉술한 대답으로 일관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태광실업 교차세무조사와 관련해 이 후보자는 "본청조사국장 시절 부산지방국세청에서 교차조사 승인요청이 있었다. 그러나 국세청 조사국장은 지방국세청으로부터 교차조사 승인요청을 받으면 어느 지방국세청에 맡길 것인지 까지만 결정한다.
서울지방국세청으로 넘겼더니 당시 김갑순 서울국세청장이 조사4국에 배정했다"며 거리를 뒀다.
또 안원구 전 국장의 친형에 대한 세무조사 및 안 전 국장 부인인 홍某씨가 운영하는 갤러리에 대한 세무조사 착수 사실을 문제로 삼았지만 '명쾌한 대답'은 나오지 않았다.
이와 함께 안 전 국장에 대한 사퇴압박 감찰과 관련해서는 "그 당시 관여할 위치도 아니었고 관여한 적도 없었다"고 부인했다.
이처럼 이 후보자는 개인적인 문제와는 달리 정치권과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으면, 강경부인하거나 자신과는 관련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기에 급급했다.
이 후보자는 모두발언을 통해 "법과 원칙이 바로선 반듯한 국세청을 만들어 가겠다"고 다짐했다.
이런 다짐이 지켜지려면 우선 국세청이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고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데 이견을 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청문회에 선 이 후보자의 모습을 보며 '과연 가능할까'라며 물음표를 다는 이들도 많았다.
이제 국세청의 정치적 중립의지를 실제로 보여주는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