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말 사무관 승진인사 명단을 살펴보면서 문득 쌀'米'의 풀이가 떠올랐다.
주지하다시피 쌀 '米'는 한알의 알곡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농부의 여든여덟번(八十八)번의 발자국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 해석이 생각난 것은 승진자 명단 중에 발견한 A계장의 이름 때문이다.
102명의 사무관 승진인사 대상자 중 대부분이 본청이나 지방청 출신이나, A계장은 보기 드물게 일선 세무서에서 승진한 사례이다.
물론 사무관 승진자 명단에서 A계장의 이름이 유독 눈에 띄었던 것은 이러한 때문이 아니다.
취재를 위해 만난 그 짧은 만남 속에서도 느낄 수 있었던 A계장의 진심어린 언동이나 인품, 노력이 인상깊었기 때문이었다.
이따금 기자가 행사 취재차 A계장이 근무하는 세무서를 찾을 때마다 언제나 행사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분주히 그리고 묵묵히 할 일을 하고 있는 그를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그의 성실한 행보가 부단하고 꾸준한 노력의 결과임을 주변의 평판과 한결같은 모습을 통해 알 수 있었다.
그것이 백여명이 넘는 사무관 승진인사 인원 중에서 A계장의 승진을 유독 기쁘게 생각하는 이유이다.
또한 이러한 묵묵한 근면의 승리를 지금도 그렇겠지만 앞으로 국세청의 모든 인사에서 가장 높이 평가했으면 바라기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이밖에도 본청과 지방청, 일선 세무서에서 그동안 밤낮을 잊고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업무에 임한 수많은 숨은 국세행정의 공로자들을 기자는 더 많이 알고 있다.
이들 중에는 이번 인사에서 때로는 환희를, 때로는 쓴 고배를 마셨을 줄로 안다.
이번 사무관인사를 이야기하면서 서두에 A계장을 거론한 것은 본보기로 삼아달라는 당부가 아니라, 세무행정의 각지, 각처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수많은 'A계장'들에게 결과에 상관없이 지난날 흘렸던 땀과 열정에 대해 깊은 격려와 감사의 박수를 보내기 위해서다.
그리고 잠시나마 지난 사무관 인사로 앙금이 남았다면, 깨끗이 자리를 털고 일어나 누구나 수긍하고 기뻐할 다음의 기회를 향해 다시금 한걸음 내딛을 때라는 것을 환기시키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