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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7.05. (토)

변화 예고한 국세청장 순시

한상률 국세청장이 지난 3일 오후 예고없이 종합부동산세 납세인원이 많은 강남지역 세무서 4곳을 '깜짝 순시'했다.

 

이날 오전 지방청별로 종부세 신고관리대책을 보고받은 후 일선 신고현장을 점검해 보기 위해서였다.

 

한 국세청장은 세무서를 방문해 종부세 신고업무에 여념이 없는 직원들을 일일이 격려하고, 세무서를 찾은 납세자와도 한동안 대화를 나누는 등 종부세 현장을 세심하게 체크하고 돌아갔다.

 

한 국세청장이 종부세 담당 과장이나 다른 보직과장이 수행하는 관례를 깨고 아무런 예고 없이 수행비서만 대동한 채 갑작스럽게 일선 세무서를 방문하자 관서장 등 관리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날 국세청장의 '불시 순시'가 있자 직원들은 이에 대해 ▶기강 잡기 ▶격식 파괴 ▶연도말 일선 분위기를 최대한 배려한 순시 등 여러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관서장들의 경우는 "신고업무에 여념이 없는 직원들에게 순시에 따른 업무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그러신 것 같다"고 긍정평가하면서도 "그래도 국세청 수장께서 방문하시는데 최소한의 의전을 위해 사전예고는 해줘야 하지 않겠나?"라며 아쉽기도 하고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한 국세청장이 강남합동청사를 순시하고 있다는 소식은 순식간에 다른 강남권 세무서로 전파돼 대부분의 강남권 서장들이 '대기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으며, 관할 지방청인 서울청에서도 국세청장의 동선(動線)과 지시사항을 체크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었다.

 

국세청의 '입'인 정책홍보담당관실도 청장의 순시일정 확인요청에 '해당부서에서 통보된 사항이 없다'며 당혹해 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번 순시를 접하고 상당수 직원들은 앞으로 국세청장의 '순시문화'가 상당히 변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한 국세청장은 지난 3일 순시에서 앞으로 청장 순시때 세무서 과장들이 가슴에 다는 '법인세과장 ○○○'식의 명찰을 부착하지 않도록 지시하는 등 허례허식, 불필요한 격식을 버릴 것도 주문했다고 한다. 

 

'예고 없는 순시'가 앞으로도 이어질지는 미지수이지만 일선 과장급 이하 직원들은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인 반면, 관서장들 중에는 "끈끈한 조직력, 상명하복, 윗사람에 대한 충성심이 두터운 국세청 조직특성상 '불시 순시'는 적합하지 않은 면이 있다"는 반응을 보이는 이도 있다.

 

"나부터 환골탈태하겠다. 청장으로서의 모든 권위를 포기하고 최대한 몸을 낮추어 직원을 섬기겠다"고 다짐했던 한 국세청장이 앞으로 어떤 순시문화를 보여줄 지도 하나의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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