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중부지방국세청에서 열린 6개 지방청 국정감사 현장은 하루전 열렸던 본청국감에서의 열띤 정치공세와는 달리 정상곤 전 국장의 전군표 국세청장에 대한 상납 의혹이 제기된 이후 그야말로 침통한 분위기에서 차분하게 진행됐다.
특히 6개 지방청에 대한 국감에서는 정상곤 사건과 관련 부산청에 대한 집중질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지만, 여·야 의원들은 약속이나 한 듯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는 질의를 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아울러 이명박 후보의 세원정보 분석과 연관해 서울청에 질의가 쏟아질 것으로 전망됐으나 이 역시 별다른 지적이 제기되지 않았다.
이는 전날 본청 국감에서 각 지방청에 대한 문제점을 매섭게 지적한 것과는 반대로, 해당 지방청에 대해서는 관대한 국감이었다는 평이다.
이같은 국감 분위기에 대해 국감장 안팎은 전군표 청장이 정상곤 전 국장 사건과 관련이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의원들이 가급적 이 부분에 대한 질문을 삼가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이와 관련, 某 여당후보 보좌관은 "형님의 문제를 동생들에게 물을 수 있겠느냐"며 "침통한 국세청 조직의 입장을 감안해 의원들이 민감한 질문을 자제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 한 조직의 수장이 뇌물수수 사건과 연관이 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후, 지방청장에게 이와 관련된 질문을 하는 것은 도리가 아닌 듯 싶다.
이날 국감에 나선 6개 지방청장의 표정은 유난히 어두운 모습이었다. 국감에 대한 긴장감과 더불어 전군표 국세청장의 뇌물수수 의혹 파문 등으로 유난히 힘든 하루를 보낸 지방청장들의 처진 어깨에 격려를 보내며, 위기에 처한 국세청의 추스림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