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검색

구독하기 2024.05.18. (토)

세무 · 회계 · 관세사

[독자기고]세무사 회장선거 '에필로그'

임채용 세무사



한국세무사회의 새로운 회장이 선출됐다. 이는 일상적이라고 볼 수 없는 가히 혁명적이라고 할만하다. 새로운 탄생을 기뻐해야 하며, 그리고 회원들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선거가 그렇게 신명나지만은 않다. 왜냐하면 선거가 후보자의 능력이 검증되는 선택의 장이 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이번 선거는 그와는 반대로 선거 외적인 요소가 더 많았기 때문이다.

[Ⅰ]

우선 첫째 박○○ 감사의 감사보고서를 들을 수 있다. 박○○ 감사는 회원의 알 권리라는 논리를 앞세워 선거 두달전에 감사보고서를 책자로 만들어 모든 회원에게 송부했고 이것을 다시 조세관련신문사에 보내 또 한번 회원들에게 보냈다. 그리고 세무사고시회 신문을 통해 다시 한번 회원들에게 보냈다. 이후 선거일까지 계속적으로 회원들에게 비슷한 내용을 무차별적으로 보냈다. 반면에 전임회장단은 세무사회의 홍보비 내지는 판공비 사용문제가 외부로 번져나가 사회적 이슈로 비화될까 염려했을 뿐만 아니라, 유연한 전략으로 변변하게 대응 한번 못해봄으로써 회원들에게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지 못했다. 그 결과 감사보고서의 내용이 거의 사실로 회원들에게 받아들여지게 되었고, 결국 선거에서 패배한 결과를 낳고 말았다.
이는 前회장단의 입장에서는 보면 실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다소 비약해 본다면, 선거와 관련해 G.W.올포트 등이 말하는 '데마고기(Demagogy)'를 연상하게 한 대목이기도 하다. '데마고기'란 특정한 집단이나 그것을 대표하는 인물에 관해 대중사이에 왜곡  등을 유포시키는 행위로서 대체로 두 가지 조건에 의해 결정된다. 먼저는 그 내용이 사람들의 공통된 관심을 유발하는 중요성을 가져야 하며, 그리고 그 상황에 대한 확정적인 판단을 내릴 충분한 정보를 얻을 길이 없을 때 더욱 힘을 발휘하게 된다. '데마고기'는 이러한 조건을 이용해 일반대중의 감정에 호소하는 한편 가공적인 인과관계나, 사실의 왜곡을 교묘한 언어로써 보충하면서 그들의 의도에 합치되는 방향으로 사태에 관한 대중의 인지구조를 형성한다. 예컨대 대중 사이에 잠재적 불만이 내재해 있는 경우 '데마고기'는 논리적으로 반증의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급한 규결을 받아들여서 자신들을 합리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쉽다. 그리하여 '데마고기'는 추종자 내지는 동조자에게 쉽게 퍼져나간다. '데마고기' 속에는 흔히 공통된 성격상 특징이 있다. 그들의 사고방식에는 편집병적(偏執病的)인 데가 있고, 욕구불만의 원인이라고 판단되는 대상에는 강렬한 증오심과 공격의 대상이 된다. 관용성이 부족하고 편견이 심하다 해석하고 있다.
감사가 세무사회의 발전을 위해 회무 전반에 걸쳐서 속속들이 파헤치는 것을 나무라는 회원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문제가 있다면 방법과 절차의 문제이다. 감사보고서가 아무리 훌륭한 것이라도 우리 회의 존립, 즉 대외적인 위상과 신뢰도보다는 상위에 있을 수는 없다. 우리 회의 홍보비나 판공비 등은 우리 회의 민감한 부분이다. 만약 우리 회와 대립관계에 있는 다른 단체가 이를 악용한다면 신뢰도에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前회장이 감사의 요구사항을 낱낱이 밝혔다면, 이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된다. 참으로 경악할 일이다. 한마디로 붕어빵에 붕어가 없듯이 박 감사의 감사지적 사항에는 우리 회의 대외 신뢰도와 위상에 대한 깊은 인식과 애정이 결여됐다. 그리고 신임회장도 선거 당시 소견발표 내용 등을 볼 때 박 감사와 견해를 같이 한다는 데서 세무사회 차원의 도덕성에 손상을 입은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Ⅱ]

둘째는 한국세무사고시회에서 발행하는 신문이다. 고시회에서 발행하는 신문은 임의단체가 발행하는 회보에 속한다. 그리고 설사 임의단체가 발행한 회보라고 할지라도 편향되지 않는 중립성과 객관성을 유지해야 하다. 그러나 매 선거 때만 되면 고시회에서 발행하는 신문은 중립성과 객관성이 사라지고, 오직 고시회 집행부 몇사람이 지지하는 후보의 선거운동을 하느라고 열심이었다. 지난번 신임 정 회장이 입후보자로 출마할 때도 그랬고 이번 선거에도 역시나 였다. 신임회장의 공약사항이 전임회장의 공약사항을 답습하는 것이었으나 검증하는 글은 한 줄도 없고 찬양하는 글이 대부분이었다.  그렇다면 과연 고시회는 어떤 단체인가? 고시회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참으로 지금에 와서는 혼란스러운 부분이다. 왜냐하면 현재 개업세무사 대부분이 고시출신으로서, 고시출신 세무사들에게 세무사회와 고시회 두개의 단체가 존재하는 것처럼 비춰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고시회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마당에 고시회 신문에서 세무사회 선거규정을 위반하면서까지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스스로 논리의 모순이며. 고시회의 중립성을 크게 훼손시킨 처사이다. 그리고 이들의 위반사항에 대해 제3차 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회에서 고시회 경○○ 회장과 신문편집인인 성○○ 편집인을 '한국세무사회의 선거관련규정을 위반하였다'고 가결해 위반사실을 全회원에게 통지한 바 있다. 한국세무사회의 선거관련규정을 위반했고 또한 이들의 지지로 신임회장은 세무사회장에 당선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무사회규정을 무시한 사람들이 어떤 명분으로 세무사회 규정에 의해 세무사회를 이끌어 갈 것인지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Ⅲ]

이제 새롭게 변했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의식으로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은 위선일 수도 있다. 금번 선거가 회장 입후보자의 사회적인 역량과 능력 또한 지금까지의 세무사회에 대한 공적이 제대로 평가되지 못하고 선거 외적인 요소에 의해 치러진 점이 유감스럽다. 즉 감사 1인의 명의로 감사보고서를 무단 배포했고, 세무사회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어 밝힐 수가 없는 사항을 밝히라고 계속 요구했으며, 그에 대한 정면대응을 못하므로 감사내용이 회원들에게 거의 그대로 부정적으로 인식된 가운데 치려졌다는 말이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사실은 감사나 고시회장, 신문편집인 모두가 신임회장과 관련이 있는 사람이라는 데서 도덕성에 흠집이 생겼고 운신의 폭이 좁아진다. 이들이 새로운 세무사회 집행부에서 신임회장과 일을 한다면 그야말로 논리의 모순이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세무사회 선거관련 규정을 위반한 사람이 세무사회를 이끌어가는 격이 되니 말이다. 결국 신임회장은 이들의 노력에 의해 세무사회장에 당선됐고, 또한 이들 측근들의 선거관련규정을 위반한 것에 대한 과실을 그대로 떠안게 됐다. 참으로 새로움이 의식의 새로움부터 출발해 주기를 바란다.

외부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