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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1.11.30. (화)

내국세

"로봇세 도입, 재정수입 확보·소득재분배 긍정적 효과"

기본소득 재원 마련을 위한 세제 개혁방안 세미나

박훈 교수 "실업자·빈곤층에 대한 재정지원, 과도한 일자리 감소 대응방안 모색 필요"

소득세·법인세·부가세·재산세 부과 장·단점 짚어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세제환경 변화에 대비해 다양한 세제 도입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바람직한 로봇세 도입방안을 짚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는 17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기본소득 재원 마련을 위한 세제 개혁방안 세미나에서 '로봇세 도입방안' 발표를 통해 4차 산업혁명과 더불어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이 일상화돼 일자리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기본소득 도입 자체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일하고 싶어도 일하지 못하는 사람에 대한 국가의 역할을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가의 재정수입 확보 차원에서 로봇세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로봇으로 추가 이익을 얻는 경우 세금을 더 내게 하고 그 세금을 로봇으로 일자리를 잃는 자에게 재정지원이 이뤄진다면 세제가 소득재분배의 역할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로봇세(Robot Tax)란 자동화설비를 이용해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뺏는 회사들에 매기는 세금을 의미한다. 2017년 MS창업자인 빌게이츠가 미국의 IT 전문지 쿼츠와의 인터뷰에서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로봇에게도 세금을 매겨져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공론화됐다. 

 

박 교수는 로봇세는 단순히 세금문제만이 아니라 법적 지위, 일자리 문제, 프라이버시, 안정성 등 여러 가지로 고려해야 할 문제들이 있다고 밝혔다.

 

현재 로봇세 도입은 찬반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빌 게이츠는 로봇으로 인해 일자리 감소, 세수 부족 등의 부정적인 영향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로봇세 도입 찬성론을 펴고 있다. 로봇 보유 기업에 세금을 부과해 로봇의 한계수익을 낮춰 로봇 도입을 지연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또한 늘어난 세수를 통해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와 고령자 지원이 가능하고 취약계층에 대한 일자리 증대 사업시행이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았다.

 

반면 반대론을 펴고 있는 학자들은 과세대상 로봇의 정의가 어렵고 로봇산업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로봇의 도입으로 생산성을 증대시킨 기업은 이미 법인세로 세금을 부담하고 있어 로봇세가 이중과세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박 교수는 지금 당장 로봇에 의한 일자리 감소를 전제로 세금을 매기기는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미래에는 로봇이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고 인간이 일자리를 잃어버릴지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기술혁신으로 직업·직무의 대체·보완효과 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술의 출현으로 완전히 다른 일자리가 창출돼 없어진 일자리만큼 새로운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는 낙관론이 있다.

 

반면 로봇 자동화에 따라 일자리를 잃고 근로소득이 줄거나 없어지는 사람들이 생겨 실업자, 빈곤층이 늘어날 것이라는 비관론도 있다.

 

2018년 LG경제연구원은 “인공지능에 의한 일자리 위험 진단‘ 연구보고서에서 자동화로 인해 텔레마케터, 통신서비스·인터넷 판매원, 사진인화·현상기 조작원이 99%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예상했다.

 

관세사와 회계사·세무사의 타격도 컸다. 관세사는 98.5%, 회계사·세무사도 95.7%의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변호사는 3.5%, 영양사, 전문의사, 장학관ㆍ연구관 및 교육 관련 전문가도 0.4%만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 교수는 현재로서는 어떠한 전망이 맞을지 가늠할 수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실업자, 빈곤층에 대한 재정지원, 과도한 일자리 감소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세제상 불이익 및 일자리 유지에 대한 세제상 혜택을 줄 수 있다고 봤다.

 

다만 로봇세에 대한 도입 여부는 로봇을 이용한 생산활동에 대한 세제혜택을 둘 것인지, 아니면 로봇으로 인해 일자리가 줄어드는 부분에 대해 세제상 불이익을 줄 것인지 선택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국제적으로는 로봇세를 현재 시행하고 있는 나라는 드물며, 대부분 도입 여부에 대한 논의단계에 머물러 있다.

 

박 교수는 로봇세 도입방안과 관련 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 로봇 소유에 대한 재산세를 매기는 방법에 대한 장단점을 살폈다.

 

우선 로봇에 대한 소득과세는 로봇 자체를 소득세 납세의무자로 할 수 있으나, 이 경우 소득세법의 납세의무자 개정이 필요하고, 납세의무자가 되는 로봇의 정의를 명확하게 하고, 로봇을 통해 버는 소득에 대한 계산이 명확하게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이런 경우 로봇을 이용한 개인사업자, 법인에 대해 소득세, 법인세 과세시 납세의무자 문제는 해결될 수 있으나. 로봇을 통해 얻는 소득을 직접적으로 계산하는 방법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것이 어렵다면 법인의 부동산 양도차익에 대해 추가세율을 인정하는 사례와 같이 동일 매출에 고용이 줄어드는 경우에 추가적으로 세율을 가산하거나 로봇 취득에 대해 손금 불산입, 필요경비 불인정으로 과세소득을 늘리는 방법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소비과세도 고려할 수 있다. 지능형 로봇 개발 및 보급 촉진법 제2조제1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지능형 로봇의 거래에 대해 부가가치세를 매기는 방법이다. 박 교수는 현재에도 별도의 규정이 없다면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재산과세 형태로 과세하는 경우는 로봇을 기계장치와 함께 취득세, 재산세, 특정부동산분 지역자원시설세의 과세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다만 로봇세를 소득과세, 소비과세, 재산과세 등의 형태로 도입을 한다고 해도 로봇의 규모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에 따른 세수 효과를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또한 우리나라는 로봇산업 및 로봇이용을 통한 산업 육성에 긍정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반면 일자리 창출을 위한 다양한 조세재정 지원제도를 시행하고 있다며, 로봇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는 경우 국가는 복지 차원에서 지원을 할 필요가 있고, 이를 실효성 있게 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재원이 확보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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