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이후 공정거래위원회가 실시한 약관심사 결과 25개 기업이 3번 이상 약관심사 대상이 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전체 782회에 달한 약관심사에서 80%가 심사 중에 약관을 개정해 제재를 피했다.

김관영 의원(국민의당)이 28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제출받은 '불공정 약관심사 결과(2014년~2016년8월)'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782회의 약관심사가 진행됐으며 이중 393건은 공정위가 직권으로 인지해 조사 개시했고 나머지는 신고에 의해 시작됐다.

782회의 약관심사 중 롯데쇼핑이 7번의 심사를 받아 단일 기업으로는 가장 많았다. 대상기간(32개월)을 감안하면 4~5개월 사이에 한번씩 심사대상에 오른 셈이다.

홈플러스와 현대자동차가 각각 5번의 약관 심사를 받았고 동부화재와 카카오 등 8개 기업이 4번, 삼성카드와 엘지전자를 포함 14개 기업이 3번 심사대상에 올랐다.

또 약관 심사사유의 절반 수준인 383건이 '부당하게 불리한 약관조항'이 사유였다. '손해배상액 예정 또는 위약금 약관조항'이 183건이었고 '고객의 법정해제권을 배제하거나 제한' 사유가 39건, '법률상의 책임배제'가 26건으로 뒤를 이었다.

이와 함께 약관심사 결과 전체의 80%에 달하는 642건이 약관심사 도중 자진 시정해 심사절차가 종료됐다. 102건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시정권고 27건, 경고와 과태료를 받은 경우도 5건이었다.

김 의원은 "2년8개월 사이에 3회 이상 심사대상에 오른 기업들이 25개나 될 만큼 약관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떨어지는 것은 큰 문제"라며 "공정위 심사대상이 돼서야 문제를 시정할 것이 아니라 기업 스스로 공정한 약관을 만들 수 있는 자정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