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검색

구독하기 2024.05.22. (수)

내국세

호환 마마보다 무서운 '불복청구기한'

사기에 속아 증여세 납부의무 졌는데 불복청구기한 넘겨 '또다시 눈물'

 

사기꾼에게 속아 토지를 양도했으나, 양도대금은 고사하고 증여세까지 물게 된 기막힌 일이 발생했다.

 

경찰 조사에서 서류상 양수인은 명의만 빌려준 것으로 확인돼 사실상 사기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으나, 문제는 최초 증여과정에서 증여세가 부과됐음에도 불복청구 기간을 한참이나 지나 제기함에 따라 현행 세법상 구제받을 일이 막막해진 사연.

 

조세심판원이 최근 공개한 심판결정문에 따르면, A씨는 자신의 배우자와 함께 평생을 교직에 종사하다가 퇴직하면서 제주도로 이사했으며, 퇴직금을 모아 토지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아내를 대표자로 하는 가족법인 B주식회사를 설립하는 등 안락한 노후를 꿈꿨다.

 

호사다마일까, A씨는 스마트팜 사업을 진행한다는 토지 매수자들을 만나게 된다.

 

이들 매수자들은 사업계획서를 신청하면 1주일 후에 사업자금을 받아 토지대금을 지급할 수 있다며, 대출을 이유로 필지 분할을 요구하게 된다.

 

A씨는 이들의 말만 믿고 B주식회사의 토지를 필지 분할해 증여받은 후 토지매매용 인감증명을 발급받아 줬으나, 매수자들은 쟁점토지를 담보로 대출받은 후 이자를 상환하지 않음에 따라 결국 토지는 경매로 넘어가 전 재산을 잃게 됐다.

 

경찰 조사에서 등기부등본상 양수자인 C씨는 쟁점토지를 매수하지 않았고 단지 명의를 빌려주었다고 주장했으며, A씨 부부 또한 C씨를 전혀 알지 못하기에 쟁점토지의 양도는 무효에 해당한다고 강변했다.

 

문제는 A씨 부부가 B주식회사로부터 쟁점토지를 필지 분할해 증여받은 사실.

 

A씨는 사기꾼 일당의 말만 믿고 2020년 11월2일 B주식회사로부터 쟁점토지를 증여받은 후 2021년 2월25일 증여세를 신고하는 과정에서 세금은 납부하지 않았다.

 

국세청은 A씨의 증여세 무납부 사실을 인지한 후 7월7일 가산세를 포함한 증여분 증여세를 고지했으며, A씨 부부는 사기꾼 일당에 속아 재산을 잃은 것도 모자라 억울한 증여세까지 물게 됐다며 납부고지서를 수령한 지 90일이 한참 지난 10월30일에야 심판청구를 제기했다.

 

결론적으론 A씨의 억울한 사정은 조세심판관회의 본안심리 대상에도 오르지 못했다.

 

조세심판원은 A씨의 심판청구에 대한 적법성을 살피는 과정에서 납부고지서를 수령한지 90일이 경과돼 심판청구가 제기됐기에, “이는 현행 세법상 심판청구 기한이 경과된 청구에 해당된다”며 ‘각하’ 결정을 내렸다.

 

결국, A씨 주장처럼 억울한 세금임을 다퉈 보기 위해선 반드시 심판청구 기한을 지켜야 하나, 고지서를 받은 후 90일이 지나서야 심판청구를 제기한 탓에 불복청구 심리대상에도 오르지 못하는 등 가산세를 포함한 증여세를 꼼짝없이 납부해야 할 처지에 내몰리게 됐다.

 

한편, 국세청은 ‘사기에 의한 증여이므로 무효’라는 A씨의 주장에 대해선 “증여자(B법인)와 수증자(A씨)간 증여계약서를 작성하고, 소유권 이전 등기를 경료했으며, A씨가 증여에 따른 취득세를 직접 납부했기에 증여를 무효로 볼 수 없다”고 의견서를 제출한 바 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