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한해가 바뀔 때도 온 지구촌이 떠들썩한 축제 분위기로 들뜨는데 천년(millennium)이 가고 새로운 천년이 오는 날의 새해야말로 그 흥분의 도를 짐작하고도 남을 일이다. TV 화면에 비친 영국이나 프랑스 등 유럽이나 미주 대륙등지에서의 축제분위기는 사뭇 환상적이었음은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음악이 퍼지고, 불꽃놀이가 하늘을 수놓고, 모든 종각에서는 평화의 종소리가 울려퍼지고…….
우리 나라에서도 `새 천년 준비 위원회'란 기구까지 설치하여 IMF로 고생한 국민들을 위로하고 새 희망을 갖도록 다양한 축제성 이벤트가 성대하게 개최된 바 있는데 그 중에서도 인상적인 것은 남북 분단의 상징인 임진각에서 온 지구촌에 21번 울려 퍼진 평화의 종 타종 행사였다.
원래 우리 나라에서 제야에 타종을 할 때는 33번 울리는 것이 법도인데 이는 도리천 33천에 널리 울려 퍼져 국태민안하고 모든 중생이 구제받기를 기원하는 불교적 의미가 깃들인 것이다.
그러나 이번 임진각 평화의 종은 33번이 아닌 21번 울렸는데 그 사연이 아주 극적인 바, 다름 아닌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의 전장(戰場)에서 수집한 21t의 무기를 녹여 만든 종으로 다가오는 세계에는 반목과 갈등의 전쟁이 아닌 참다운 인류 평화를 염원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옛부터 평화를 사랑하는 우리 겨레의 속담에는 `대나무라면 죽창이 되지 말고 피리가 되어라'라는 속담이 전해지지만 호전적인 서양에는 `쇠라면 종이 되지 말고 창이 되어라'라는 속담이 전해지고 있다.
어느 영화의 제목처럼 `전쟁과 평화'의 양쪽 의미를 모두 포함하는 의미있는 종이니 이 소리가 지구촌에 울려 퍼지는 한 전쟁은 사라지고 평화만이 존속하며 지구상에 유일한 분단 국가인 우리 나라가 빨리 통일을 이루었으면 하고 모두 바랄 것이다.
이와 관련 국세청은 통일비용 재원 마련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하니 실향민은 물론 우리 국민들의 마음의 미래는 밝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관세율표에서 임진각의 평화의 종과 같은 종류의 종은 HS 8306호 `비(卑)금속제의 벨·징 및 이와 유사한 것(전기식의 것을 제외한다), 비금속제의 소상과 기타 장식품, 비금속제의 사진틀, 비금속제의 거울'에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단 전기식의 벨은 HS 8531호에 분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