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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6.04.02. (목)

[시론]소득세 부담의 형평성

성명재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


 

매년 1월달은 직전 1년동안 근로자들이 열심히 땀흘려 번 근로소득에 대한 소득세, 즉 근로소득세를 정산하는 달이다. 그동안 월급봉투에서 꼬박꼬박 원천징수한 세금의 합계가 본래 내야 하는 금액보다 많으면 차액을 돌려받고, 모자라면 좀더 납부하게 된다.

매월 월급봉투에서 떼어가는 원천징수세액은 월급이나 상여금 수령액의 크기에 따라 다소 차이가 난다. 원천징수세액은 소득규모에 따라 평균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소득세액을 약식으로 미리 계산해 놓은 표를 기준으로 산정된다. 따라서 근로소득세 정산시에는 대부분 환급받거나 또는 추가납부해야 하는 금액이 크지 않다.

근로소득세를 정산하는 시기가 가까워지면 거의 매년 빠지지 않고 인구에 회자되는 단골 횟감이 있다. '봉급생활자가 봉이냐' 또는 '월급쟁이 지갑은 유리지갑'이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번지곤 한다. 사업자들의 경우에는 소득을 실제보다 낮게 신고함으로써 소득세를 탈루한다고 해서 2천만 근로소득자들의 원성을 사곤 한다. 동일한 소득을 벌고서도 월급쟁이가 사업자보다 세금을 더 많이 내기 때문에 불평이 대단하다. 과세당국의 철저하고 공평한 세금징수가 이에 대한 해답임은 물론이다.

우리나라 소득세법에서는 원칙적으로 종합소득세의 범주내에서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을 동일하게 취급해 과세하고 있다. 다만 소득종류별로 소득공제수준을 달리 적용하기 때문에 총 소득금액이 같더라도 소득세율이 적용되는 소득금액은 서로 다르다. 왜 이런 차이를 두는지에 대해서는 세법에 명시적으로 규정돼 있지 않다. 그렇지만 이는 암묵적으로 소득획득 형태가 상이함에 따라 제기되는 유·무형의 비용 및 규모 차이를 조정하기 위해 도입됐다고 할 수 있다. 그밖에 거의 대부분의 소득이 노출되는 근로소득에 비해 소득의 일부만이 과세당국에 보고될 뿐 실제소득의 상당한 부분이 탈루되고 있는 사업소득세의 현실을 감안해 양자간 세부담의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소득공제수준에 차이를 두는 측면도 있다. 일반적으로는 전자의 요인보다는 후자에 의한 요인에 좀더 무게의 비중을 두는 경향이 있다.

사업소득에 비해 근로소득에 대해 소득공제를 더 많이 해줄수록 근로소득세의 세부담도 경감된다. 이에 따라 소득탈루로 인해 과소해진 사업소득세 부담과의 세부담 격차는 줄어들게 된다. 그러므로 근로소득에 대한 소득공제를 늘리면 소득유형간 소득세 부담의 수평적 형평성은 제고된다.

그렇지만 만약 근로소득에 대한 소득공제 수준이 사업소득에 대한 소득공제에 비해 과도하게 커진다면 오히려 소득유형별 소득세 부담의 역전현상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사업소득의 탈루로 인해 근로소득세 부담이 사업소득세 부담보다 과중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그런데 이 명제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근로소득에 대해 적용되는 소득공제 수준이 두 소득간의 소득세 부담을 균형시켜주는 수준보다 작아야 한다. 즉 소득탈루 정도보다 근로소득에 대한 추가적인 소득공제 규모가 작다면 여전히 근로소득세 부담이 더 높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근로소득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과중하다는 주장은 현재의 소득공제 체계가 근로소득세 부담의 수평적 형평성을 보장해 줄 정도로 충분하지 않음을 암시한다.

그런데 과연 현재의 소득공제 체계가 과연 근로소득세 부담이 더 과중한 상태에서 계속 머물게 하는 수준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한번도 실증적으로 검증된 적이 없다. 어느 누구도 근로소득세 부담이 더 과중할 것임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본 적이 없다. 심정적으로 필자도 현재 근로소득세에 비해 사업소득세 부담이 더 과중할 수 있다는 점을 의심해 보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90년대 중반이후에는 사업소득세 공제체계가 별로 크게 변하지 않은 반면, 근로소득세의 소득공제체계는 거의 매년 확대 개편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소득공제 수준이 크게 상승했다. 또한 최근에는 영수증 복권제도와 신용카드 사용금액 소득공제제도 등이 도입되면서 사업소득세에 대한 소득포착률이 크게 상승했다. 이 두가지 요인 모두 사업소득세에 비해 과중했던 근로소득세 부담을 전자와 형평되게 해주는 방향으로 실질세 부담이 조정됐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변화는 '그럼 과연 현재의 소득공제체계는 소득세 부담의 불공평을 어느 정도 해소시켜 주고 있으며, 어떤 수준의 소득공제체계 차이가 소득세 부담의 수평적 형평을 이루게 해주는지' 등에 대한 질문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어떠한 경우든 소득탈루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소득세 부담은 결코 형평을 잃지 말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업소득에 대한 과표를 근로소득 수준으로 양성화시키고 동일한 소득세 체계로 과세해야 한다. 그러나 과표 양성화가 일조일석에 이뤄질 수 있는 것이 아닌 만큼, 과세의 형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소득탈루가 없는 근로소득에 대한 소득공제의 확대가 차선책이다. 다만 적정 수준의 소득공제 수준을 결정하는 것이 요구되는 만큼 세부담의 역차별 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소득탈루행위에 대응한 소득공제 수준의 적정 여부에 대한 검증작업도 필요하다.

※본란의 기고는 本紙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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