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가겠네 못가겠네 다시 못 올 이 길을…… 아직도 처마 밑을 맴 도는 상여자락이 두 눈에 선합니다 어떤 삶을 살겠다고 무슨 대단한 삶을 살겠다고 여지껏 객지로만 떠돌았나 밥상에 둘러 앉아 한끼 밥이라도 더 먹을 걸 아들 딸 손주들 재롱이라도 더 보여 드릴 걸…… 언제라도 달려가 두 손을 붙잡을 수 있었고 수화기만 들면 들을 수 있었던 그 목소리였건만 이제는 붙잡을 손이 없고 수화기를 들어도 그 목소리 들을 수가 없네요 당신은 막내 아들인 저를 무척이나 사랑하셨지요 어쩌다 찾아 뵙고 집을 나설 때면 동네 어귀까지 나와서 젖은 눈에 슬픈 미소를 띠우시며 말 없이 고개만 끄덕이셨지요. 오늘도 그 자리에 서 계실 것만 같아 자꾸만 돌아 돌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