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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8.04. (월)

경제/기업

[송년 기자방담]세정전자화 세무대리업계 못따라와

〈사회〉참여연대가 삼성가 변칙증여문제에 대해 줄기차게 과세요구하고 있고 정치권에서는 러브호텔 세무조사를 강력히 주장했지요? 각각 어떻게 대처했는지 궁금하지요?

- 광주청의 러브호텔 세무조사는 본청 및 중부청 관내의 사회적 문제 및 탈세실태를 광주청에서도 일괄 적용해 조사대상업소를 선정하다 보니 문제점이 많다는 지적입니다. 광주시내 S某세무서장은 모텔 일제조사가 지역현실을 외면한 아주 잘못된 발상이라는 지적입니다. 또 관내 K某서장은 광주청의 모텔조사는 외형 1~2억여원 되는 업소를 대상으로 1개월간 입회조사를 실시해 가며 고급인력을 낭비하는 것은 전시적인 효과도 있겠지만 `모기 보고 대포 쏘는 격'의 조사라며 지역 실정에 맞는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삼성 변칙증여문제와 관련해서는 본청의 경우 아주 민감한 사항인지라 노코멘트가 정답이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번 某일간지에 국세청이 삼성의 증여세 탈루사실을 확인했다는 기사가 나가자 국세청은 즉각 사실무근이라며 해명자료를 냈지요. 그러나 참여연대가 그처럼 주장하는데도 묵묵부답이라는 데에서는 뭔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긴 합니다. 이 문제에만 매달린다면 모르겠으나 그럴 수 없다보니 취재가 잘 되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사회〉현 세무대리업계는 IMF 때보다 더더욱 심각하지요. 삼중고를 겪고 있는 듯 합니다만…….

- 수입감소로 폐업위기에 처한 세무사들이 많습니다. 업친 데 덥친 격으로 세무사 합격자가 크게 늘어나 더욱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는 실정입니다. 전국적 현상입니다. 한해에 세무사와 회계사가 약 1천명씩 늘어나는데 신규 개업세무사와 기존 세무사들간의 치열한 경쟁뿐만 아니라 직원 구하기도 힘들어 업무의 확장이 시급하다고 느끼고 있죠. 세무대리업무도 서비스업입니다. 사무실에 앉아서 업체관리나 하는 세무사는 경쟁에서 살아 남을 수가 없습니다. 해마다 공인회계사들의 대량 배출로 세무대리업계의 수임 과당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광주·전남·북지역의 경기침체와 함께 사무실 현상유지를 하는 세무사가 2분의 1수준에 이른다고 합니다. 업계를 살리려는 본·지방회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중부청 지역의 경우, 특히 인천지역은 개업식을 간소하게 하거나 아예 개업식을 하지 않는 양상도 많습니다. 제2의 IMF라고 할 정도로 경기가 침체돼 있기 때문인데요. 대우부도 등의 여파로 협력사들이 우후죽순으로 폐업을 하고 있어 경기체감도가 심화된 상황입니다. 강원지역의 경우는 강원랜드의 카지노 설립 등으로 주변 상권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개업하는 세무사들도 있습니다만 대체적으로 중부청 지역은 기존업체들을 잘 관리하는 쪽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사회〉부실기업 집단퇴출로 각 지역경제가 다양한 양태를 보여 지방청장들의 행보도 덩달아 바빠졌지요?

- 대구는 지방 실정에 맞게 퇴출기업들에 대한 세원지원책을 강구했습니다. 부산은 대우차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관계사들에 대해 납부기한을 연장 을 했습니다. 광주지역의 경우는 대우자동차 부도로 광주·군산지역의 하청업체들이 연쇄적으로 부도를 내면서 지역경제가 IMF 때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崔利植 광주청장을 비롯한 일선 서장들은 사업장 방문을 병행해 세정지원을 제시하고 해당 세무서별로 밀린 세금확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奉泰烈 중부청장은 지역상공회의소나 정책대학원에 특강을 나가서 지역상공인을 대상으로 조세지원책을 설명하는 등 기업경제 살리기에 나름대로 분주한 일정을 보냈습니다. 서울청장도 눈코 뜰 새 없이 분망했지요.

〈사회〉기능별 전문보직제 도입방안을 놓고 지방청별 공청회를 하기도 했는데……. 직급별 반응은요?

- 대전지역은 직원간 위화감 조성에 대한 우려도 하고 있지만 대체로 환영하는 것 같습니다. 부산의 경우는 기능별 전문보직제 도입을 해도 편중된 인사 부조리 소지를 뿌리뽑을 수 없다는 점에서 다소 불만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기능별 전문보직제는 도입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중론인 것 같습니다. 광주청의 경우는 기능별 전문화 조직에 걸맞는 전문가 양성 및 전문직위에 대한 희망을 심어줘 우수직원의 조기퇴직을 억제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전문성의 정도와 직책의 중요도를 명확히 구분해 성과주의 인센티브 예산 도입시의 보수체계와 연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다는 차원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중부청의 경우는 제도 도입의 찬성과 반대는 50대 50정도로 나뉘었고 전문요원에 대한 선발이 어떻게 되는지에 가장 관심이 높았습니다. 이에 대해 신규직원들은 시험으로 선발하자, 경력직원은 자격증 등 노하우로 측정해 선발하자, 여직원은 여직원에게 일정부분 배려가 있어야 한다는 등 자기입장에서 의견을 개진했던 공청회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이날 공청회에서 한상률 세정개혁팀장은 결론 내리기가 고민스럽다는 입장표명을 했다는 후문입니다.

〈사회〉여성서기관이 최초로 2명 나왔고, 여직원들의 인력 운용 정책도 많이 달라진 듯 한데요?

- 여성공무원들에게는 희망이지만 남자직원들에게서는 불만이 나타나고 있다고 봐야할 것입니다. 광주청 관내에서는 1명의 여성사무관이 처음 탄생했습니다. 또한 납세자보호담당관도 여성으로 여수세무서에 배치되었습니다. 여성들이 자상하고 섬세함을 업무에 접목시키다 보니 업무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여성들을 체납정리나 조사과에 배치해 여성출입 업소를 조사하고 있어 높은 조사실적을 올리고 있다고 합니다.

〈사회〉지난해말부터 올해까지 명퇴한 세무공무원들은 지금 잘들 지내고 있을까요? 양극화 현상이 일고 있다고 하는데 수도권과 지방간의 격차는 어떤지…….

- 세무사 자격을 갖춘 직원들은 세무사 개업으로 열심히 사회생활에 적응하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사무장이나 직장의 경리 책임자 및 자영업을 하지요. 경제가 어려운 탓에 여간 어렵지 않다는 소리를 듣습니다. 광주지역의 경우 세무사 자격을 취득해 명퇴한 직원들은 그런 대로 사무실 운영을 하면서 열심히 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세무사 시험준비 및 다른 일자리를 찾아 명퇴한 직원들은 어려운 지역경제실정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회〉세정이 맑아졌다고 하지만 암암리에 극히 일부 세무대리인들이 환급금에 대해 리베이트 요구나 세무조사 운운해서 대가를 챙기기 등의 부조리도 없지 않다는데요?

담당제폐지에 세적관리 허점 보완을
형평실은 전문보직제도입안 선결돼야
세무업계 '제2의 IMF' 本會 특단책내야


- 흔히 있는 일로 일일이 열거하기 복잡합니다. 옛날로 회귀하고 있다는 여론들이 세무대리인들로부터 나오고 있기도 합니다. 광주지역의 경우 일부 세무대리인들의 부정비리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지난 10월말 전주시 덕진구에서 제조업을 경영하는 S산업 K某씨는 수년째 세무대리를 대행해 주고 있는 A某세무사가 광주청 조사대상자로 선정되었다며 평소 잘 아는 세무공무원을 통해 조사대상에서 제외시켜 주겠다며 1천만원을 요구해 건네주었다는 것입니다. 또 광주시 주월동에서 P마트를 경영하는 K某씨는 유통업을 시작하며 5천만원의 부가세 환급을 받으면서 세무대리를 맡기고 있는 K某 공인회계사 A某전무가 관할세무서 직원에게 인사를 해야 된다며 7백만원을 요구해 건네주었다고 합니다.

〈사회〉전자납부제가 도입이 됐는데요. 지방청과 수도청간의 납세자나 세무대리인들의 호응도는요?

- 세무대리인의 불만이 많지요. 업무만 늘린 셈이니까요. 과세당국이 해야 할 일을 세무대리인에게 넘긴 꼴 아닌가요. 광주청의 경우 시행초기인 7∼9월까지 전자납부 실적은 89건에 불과했으나 본 제도의 내용과 편리성에 대한 지속적인 안내·홍보로 11월 한달동안 1천1백23건이 접수되어 높은 이용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PC보급과 인터넷 사용자가 급격히 증가하여 PC와 폰뱅킹을 이용한 금융거래가 생활화되고 있어 조만간 국세 전자납부제도가 정착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재 전자납부제는 주로 세무대리인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호응도는 대체적으로 좋습니다. 국세청의 홍보미흡, 준비부족도 지적되고 있습니다. 세무사들의 문제를 적시하자면 세무사가 사용하는 컴퓨터를 업그레이드 해야하고 전산사용 능력을 키워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회〉전국적으로 계속 실시 되고있는 학생이나 단체대상 납세홍보가 과연 성실납세 효과에 크게 기여할지.

- 전시행정일 뿐이지 홍보에 도움을 못 주고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또 마지못해서 하는 듯한 인상이 있습니다. 좀더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홍보활동이 필요하며 특히 홍보활동에 대한 사항은 민간인들에 맡기는 방안들이 제기되고 있기도 합니다. 학생들의 조기 세금교육에 대해서는 적절하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위에서 시키는 일이기 때문에 한다고 하면 공염불이 되겠죠. 어느 학교는 세무서와 가까워서 두번 혜택(?)을 보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먼 곳은 단 한번도 교육을 받아보지 못한 학교도 있어 문제가 되지요. 지방청의 경우 공보계와 홍보계로 분리하여 종전의 홍보업무를 납세지원과 홍보계에서 하고 있으며, 총무과에서는 언론담당 공보계를 두고 있습니다. 사무분장이 납세홍보와 언론홍보로 구분되었다면 이점 또한 인력낭비이며, 예산낭비입니다. 종전대로 지방청 총무과 홍보계에 직원을 충원해 납세홍보 및 언론 홍보를 겸하는 것이 업무의 효율성이나 인력·예산이 절감될 것으로 봅니다.

〈사회〉올해의 주요 사건사고 발생요지 및 세정가에 미치는 파장, 수습과정의 뒷 얘기는.

- 광주에서는 지난달 K세무서 조사과 B某직원이 조사와 관련해 수백만원을 수뢰한 혐의가 광주지역 국정원 간부에게 알려져 사표처리되었고, 지난 13일 98년 당시 S건설(주) 법인조사와 관련해 K某직원이 3천여만원을 받은 것이 사정기관에 포착되어 광주지검에서 수사중입니다. 또 J세무서 K某직원은 98년 관내 납세자 C某씨로부터 상속세 3억7천만원을 감면해 주겠다며 7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전주지검에 구속되었습니다. 정펀드 사건으로 서울청 L某관리자가 옷을 벗었다지요. 그러나 언론에만 나왔지 아직까지 검찰쪽에서의 이렇다할 수사결과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압니다. 부산에서도 M소프트뱅크 회사와 관련해 떡값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관련 공무원이 구속된 일도 있었습니다. 대구에서는 대구매일과 안 좋은 일이 있었지요. 경제도 어려운데 국세청이 세수공세를 했다는 기사가 게재되자 대구청 관계자가 거세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생겨 지역에서는 떠들썩했지요. 내년에는 불미스런 사건없는 한해로 기록될 수 있기를 바라며 각 기자들이 깨끗한 세정환경을 위해 올해보다 더 열심히 뛰었으면 합니다. 한해동안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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