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검색

구독하기 2026.02.06. (금)

기타

60세 이상 고령층, 12억 초과 주택 54.2% 보유

임대소득, 간주임대료 포함한 실질소득 측정체계 구축 필요

양도세 완화·보유세 점진적 강화…상속 대기·동결유인 낮춰야


국회 산하 국회미래연구원이 "고령층의 자산 구조를 보다 정밀하게 파악하고, 세대간과 세대 내 불평등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복지, 재정, 자산 정책을 전면적으로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고령층 내 자산 양극화와 '부동산 편중'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 기존의 소득 중심 분배지표를 

자산 구조에 기반한 정교한 정책으로 재설계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국회미래연구원은 5일 연구보고서 '고령인구 자산 분포와 불평등 구조의 변화'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보고서는 OECD 통계와 가계금융복지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고령층의 소득과 자산 구조를 종합 분석하고, 정책 수립시 연령대와 자산 유무에 따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2~2024년 동안 고령층의 소득은 전체 가구 소득보다 훨씬 가파르게 증가했다. 다만 연령대별로 세분하면 전기 고령자(65~74세)와 후기 고령자(75세 이상) 사이에 확연한 격차가 나타났다.

 

65~74세 고령자의 경상소득 비율은 2012년 0.517배에서 2024년 0.764배로 상승해 전체 가구 평균의 80% 수준까지 따라잡았다. 반면 75세 이상의 소득은 같은 기간 0.278배에서 0.405배로 상승하긴 했으나, 2024년에도 전체 가구 평균의 40%에 불과해 절대적 저소득 상태가 지속됐다.

 

보고서는 노후소득보장 정책과 빈곤 대응전략을 65~74세 고령자와 75세 이상 고령자 집단별로 차별화해야 할 필요성을 뒷받침한다고 진단했다.

 

원천별 소득구조 별로는 근로·재산소득 비중 확대가 뚜렷했다. 근로소득이 가구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5세 이상 가구의 경우 2012년 26.3%에서 2024년 32.4%로 증가했으며, 75세 이상에서도 11.7%에서 19.8%로 두 배 가량 늘었다.

 

자산에서 발생하는 재산소득도 확대됐으며 특히 75세 이상 고령자의 재산소득 비중은 17.3%에서 23.1%로 크게 늘었다.

 

반면 사업소득 비중은 고령층 전 연령대에서 감소했다. 이는 자영업 기반의 위축과 관련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전소득의 경우 국민연금·기초연금 등 제도적 이전소득 규모가 확대됐음에도 다른 소득원의 증가로 인해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상대적 비중은 오히려 감소했다. 

 

소득 분위별로 보면, 고령층의 저소득층 탈출이 뚜렷이 관찰됐다. 2012년 58.7%에 달했던 소득 하위 20% 내 65세 이상 비중은 2024년 44.5%로 14.2%p 급감했다.

 

연령대별로는 엇갈렸다. 65~74세 연령대에서는 1분위 비중이 48.6%에서 29.6%로 19.0%p 줄어든 반면, 상위 20% 비중은 5%에서 10%대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반면 소득 하위 20%내 75세 이상 고령자 비중은 2024년에도 64.0%에 달했다.

 

자산구조로 살펴보면 60세 이상이 12억 초과 고가주택의 절반을 보유하는 등 평균 순자산은 높아졌지만, 자산이 부동산에 편중돼 있어 '자산은 부유하나 현금은 빈곤한' 고령층이 다수 존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체 부동산 보유 가구 내 65세 이상 비중은 2012년 23.0%에서 2024년 30.0%로 7.0%p 상승했으며, 55~64세 준고령 이상 가구주까지 포함하면 절반을 넘어섰다. 거주 주택자산 보유가구 내 65세 이상 비중 역시 같은 기간 25.1%에서 32.2%로 확대되며 부동산 소유구조의 고령화가 나타났다.

 

특히 75세 이상의 부동산 보유 비중이 7.4%에서 12.5%로 5.0%p, 거주주택 보유 비중이 8.3%에서 13.5%로 5.2%p 증가했다.

 

주택 보유 통계에서도 동일한 변화가 확인됐다. 2015년 약 33%였던 60세 이상 주택 보유 비중은  2024년 45% 이상으로 늘었으며, 특히 12억원 초과 고가주택의 경우 2024년 고령층 비중이 54.2%로 과반을 넘어섰다.

 

보고서는 "고령층이 보유 주택을 매각하기보다 자산 축적·투자 및 상속을 위해 보유하는 경향이 강해, 수명 연장과 초고령화에 따라 주택자산이 장기간 동결되는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65세 이상 평균 순자산 규모는 처음으로 전체 가구 평균을 넘어섰다.  2012년 0.914였던 순자산 배율이 2024년 1.038로 13.6% 상승했다. 특히 75세 이상 고령자의 배율이 0.636에서 0.856으로 34.6% 급등하며 자산규모가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실제 사용 가능한 현금 흐름은 매우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이 부동산에 편중돼 있어 금융자산의 상대적 수준은 여전히 매우 낮기 때문이다. 65~74세의 금융자산 배율은 2012년 0.616에서 2024년 0.807로 상승했으나, 75세 이상은 0.446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지난 10여 년간 한국의 자산구조 변화를 네 가지로 요약했다. △자산과 부채가 동시에 팽창하는 부동산·담보대출 중심의 자산 확대 구조 고착화 △자산 보유 중심축의 고령층 이동 △고령층 내 중·상위 자산층으로의 상향 이동과 저자산 고착이 동시에 진행되는 이중구조적 자산 분화다.

 

보고서는 "한국에서는 순자산과 부동산 자산으로 평가한 고령층의 실질적인 경제적 계층이 상승했음에도 통계상으로 빈곤층으로 분류되는 '자산은 많으나 소득은 빈곤한' 고령층이 상당수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소득 중심의 빈곤 지표가 고령층의 실제 경제력을 과소평가해 정책 실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자가주택 보유에 따른 간주임대료나 자산의 암묵적 소득을 포함한 실질소득 측정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부가 고령층의 자산 구조를 보다 정밀하게 파악하고, 세대 간과 세대 내 불평등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복지, 재정, 자산 정책을 전면적으로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임대소득, 간주임대료 등을 포함한 실질소득 측정체계를 구축해 빈곤율 측정의 왜곡을 방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고령층을 65~74세와 75세 이상으로 구분하는 정책 프레임을 마련하는 한편, 취약층에 복지 급여를 집중하고 부유층은 자산 활용을 유도하는 이원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자산정책 영역에서는 자산은 많지만 현금 흐름이 부족한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주택연금 유인 강화를 제안했다. 주택연금 가입대상 가격 상한을 완화하고 실거주 장기 보유자에 대한 혜택을 확대하는 한편, 고령층이 중소형 주택이나 공공임대로 이전할 수 있도록 양도소득세 완화, 연금 전환 프로그램 마련 등 다운사이징 지원을 체계화할 것을 주문했다.

 

또한 보유세의 점진적 강화를 통해 자산의 상속 대기·동결 유인을 낮추고, 확보된 재원을 취약 고령층 임대료 지원 및 주택연금 보조금 등으로 환류시켜 자산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는 마지막으로 초고령사회로의 이행 속도가 압도적으로 빠른 한국에서 고령층 내부의 이질성은 향후 10~20년 동안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고령화가 심각한 사회·경제적 부담으로 전환되지 않도록 자산 구조에 기반한 정교한 정책 전환이 시급하다고 부연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