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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1.03.06. (토)

내국세

'착한임대인 세액공제'…소상공인 돕는다면서 절차가 이렇게 어려워서야

임대인 세액공제 위해선 임차인 ‘소상공인’ 확인 필수…국세증빙자료 다수 필요

온라인 접근성 떨어지는 영세·노령 소상공인에겐 또 다른 벽으로 작용

국세청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업무제휴시 임차인 부담 경감될 듯

 

상가임대료를 인하한 임대사업자에게 세액공제 기간을 확대하는 조세특례제한법이 지난달 29일 국회를 통과했으나, 실제 세액공제가 이뤄지기까지 임차인인 소상공인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대료를 인하한 임대사업자가 소득세 또는 법인세를 세액공제받기 위해선 납세지관할 세무서장에게 세액공제신청을 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상가 임차인이 소상공인에 해당한다는 증명서를 발급받는 절차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현재 소상공인확인서 증명발급기관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으로, 온라인 또는 방문을 통해 증명을 하고 있다.

 

 

온라인 발급신청을 위해서는 임차인이 국세청 홈택스에서 발급하는 각종 증빙서류를 첨부해야 하며, 방문신청의 경우에는 대리신청 자체가 불가능하기에 사업장을 잠시라도 떠나기 힘든 소상공인의 실정을 감안하지 못한 정책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 2020년 1월부터 2021년 6월까지 임대사업자가 소상공인에게 상가임대료를 인하한 경우 인하금액의 100분의 50에 해당하는 금액을 소득세 또는 법인세에서 공제하는 일명 '착한임대인 세액공제 법안(조세특례제한법 제96조의3)'이 지난 연말 국회에서 통과됐다.

 

같은 법 시행령에선 임대사업자가 인하한 임대료를 세액공제받기 위해선 임차인이 ‘소상공인’에 해당해야 하며, 소상공인 해당 유무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으로부터 확인받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선 ‘소상공인확인서 발급시스템’을 운영 중으로, 신청서 작성 화면에는 ‘사업장 이름’, ‘사업자등록번호’ 기입과 함께 ‘창업일’, ‘상시근로자 수’, ‘주업종 매출액’ 등에 이어 ‘사업자등록증명원’, '2019년 매출액 증빙자료’, '2019년 상시근로자 증빙자료’ 등을 첨부토록 하고 있다.

 

임차인이 국세청으로부터 사업자등록증명, 주업종 매출액, 2019년 매출액·상시근로자 등 증빙자료를 발급받은 후 공단에 접속해 해당 발급서류를 첨부파일로 송부해야만 소상공인확인서를 발급받을 수 있는 구조다.

 

온라인에 취약한 소상공인의 경우 접근하기 힘든 발급시스템으로, 온라인 발급을 포기하고 방문을 통한 발급신청을 하려 해도 대리인은 아예 신청조차 할 수 없다.

 

결국 임대인에게 상가임대료를 인하받기 위해선 어렵고 힘든 온라인 발급시스템을 공부해 발급받거나, 하루 매장문을 아예 닫고 국세청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을 방문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소상공인확인서 발급을 위해 임차인이 각종 국세증명을 발급받았더라도, 임대인은 세액공제를 신청하면서 국세청으로부터 임차인의 국세증빙 내역을 심사받기에 사실상 중복 증빙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세무대리계에서는 임차인에게 확인서 부담을 전가하는 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국세청의 장려금제도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와 관련, 국세청은 근로·자녀장려금 예비수령자의 재산을 평균적으로 산출해 장려금 신청을 독려한 후, 신청내역을 근거로 재산내역을 심층 파악하는 등 자격심사를 거쳐 장려금을 지급하고 있다.

 

'착한임대인 세액공제' 조특법에서는 상가임대료를 인하한 임대사업자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는 임차인의 업종을 별도 규정하고 있다.

 

세무대리계에서는 임차인에게 임대료를 인하한 임대인이라면 세액공제를 일괄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국세청은 심사과정에서 임차인이 요건에 부합한 소상공인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세액공제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이같은 방식이 힘들 경우에는 국세청과 공단이 업무협약을 체결해, 임차인이 소상공인 확인과정에서 사업자등록번호만 입력하면 공단이 국세청과 제휴된 자료를 토대로 확인하는 등 임차인의 증빙 부담을 경감시키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수도권 한 세무대리인은 “소상공인확인서 발급을 위해 필요한 각종 증빙자료가 국세청에서 발급하는 것”이라며, “임차인은 확인서 발급을 위해, 임대인은 세액공제를 위해 국세청을 이용해야 한다”고 중복된 업무처리를 지적했다. 

 

또 다른 세무대리인은 “국세청이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납세자를 위해 선제적인 세정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세청의 업무부담이 일시적으로 늘 수 있지만, 착한임대인 세액공제의 경우 한시적인 제도이기에 마음만 먹는다면 도입이 아예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 대해 국세청 관계자는 “관련 시행령에선 임대인의 세액공제 요건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으로부터 발급된 임차인의 소상공인 증빙서류를 첨부토록 규정하고 있다”며, “소상공인 자격 요건을 공단에서 판별하고 있는 만큼 국세청이 적극행정을 넘어서는 조치까지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재부 세제실은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착한임대인 제도의 특수성과 함께 요건 구비가 필수인 세액공제제도의 현실을 감안하자면, 적격 여부에 대한 임차인의 부담은 일정부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세제실 관계자는 “임대료 인하를 마음먹은 임대업자라면 세액공제을 받기 위해 임차인의 소상공인 적격 여부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이라며, “임대료 인하 혜택을 받는 임차인 또한 소상공인을 증빙하는 약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소상공인 증빙 과정에서 임차인의 편리성을 높이는데는 원론적으로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현재로선 임차인의 소상공인 적격 여부 판별은 공단에 위임한 것이 가장 최선”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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