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권 환수율 급감·금(金) 거래량 급증…일부 호황업종, 현금·골드바로 세금탈루
‘창업주→자녀→손자’ 3세대 경영권 승계과정서 세탈루 통한 금수저 대물림 지속
국세청, 세무조사 축소 기조 불구 사주가족·관련기업 엄정대응 방침
코로나19로 인해 갈수록 팍팍해지는 경제여건에도 불구, 반사적으로 호황을 누리는 일부 업종에선 세금탈루 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창업주로부터 자녀에 이어 손자에게로 이어지는 세대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세금 부담없이 부와 경영권을 물려주는 ‘금수저 대물림’ 현상도 여전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다수 국민들과 기업들이 코로나19 상황에서 허리띠를 졸라매며 각자의 위치에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에도, 일부 계층에선 납세의무는 저버리고 편법과 반칙에만 골몰하고 있는 민낯이 드러난 셈이다.
국세청이 4일 불공정 탈세혐의자 38명에 대한 세무조사 착수 사실을 발표한 가운데, 투자와 고용창출에 이용돼야 할 기업자금을 유학비용과 호화사치품 구입 등 사주가족의 개인적 목적으로 유용한 사례가 파악됐다.
또한 코로나19 정국으로 생활패턴이 바뀐 탓에 호황을 누리는 일부 업종에선 현금과 골드바 거래를 통한 음성적 방법으로 세금을 탈루하는 고질적인 행태 또한 나타나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저금리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5만원권 환수율이 올들어 8월말 현재 29.6%로 지난해 60.1%에 비해 급감했으며, 금 거래량의 경우 같은 기간 1만7천995㎏을 기록해 전년도 1만69㎏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특히, 산업개발 시대를 맞았던 창업주를 거쳐 2세대에서 3세대로 이어지는 경영권 승계과정에서 세금 부담없이 부와 경영권을 물려주는 ‘금수저 대물림’ 현상이 여전한 상황이다.
국난으로까지 명명된 코로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국민들의 노력에도 아랑곳없이 호화생활과 세금탈루 행태를 보여온 일탈된 계층을 대상으로 국세청이 칼을 빼들었다.
이에 앞서 국세청은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운 경제여건을 감안해 세무조사 건수를 대폭 축소할 것임을 밝혔으며, 실제로 연간 평균 1만6천여건의 세무조사 건수를 올해에는 1만4천여건 착수키로 했다.
세무조사에 따른 사업자들의 경영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뜻으로, 국세청은 신중한 세정운영으로 위기극복과 경제활성화를 뒷받침해 나갈 것임을 밝힌 바 있다.
다만 김대지 국세청장은 지난 9월15일 개최된 전국세무관서장회의에서 “공정경제 구현에 역행하는 기업자금 불법유출과 사익편취 등 중대 탈루행위를 근절하겠다”고 불공정 탈세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응해 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기업자금을 유용하고, 현금과 골드바 등 음성적 거래를 통해 세금을 탈루하는 등 편법과 반칙에 대해서는 과감히 세무조사 칼날을 겨누겠다는 것으로, 실제로 이달 4일 국세청이 발표한 불공정 탈세혐의자 38명에 대한 세무조사 착수는 이같은 의지가 유효함을 방증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