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3일 제54회 납세자의 날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예년보다 조용하게 지나갔다. 매년 기획재정부 주관으로 코엑스에서 열리던 기념식은 취소됐으며 전국의 세무서에서 진행하던 기념행사도 대부분 취소 또는 축소됐다.
올해 금탑산업훈장은 모터사이클용 의류부문 세계 1위 기업인 (주)기도산업 박장희 대표가 수상했다. 이외에 국세를 성실하게 납부한 모범납세자들이 은·동·철탑훈장과 산업포장 등을 받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변함없이 연예인 대통령표창 수상자도 나왔다. 주인공은 이서진씨와 아이유씨(이지은). 이들은 고액의 국세를 성실하게 납부하고 사회봉사활동도 모범적으로 나선 공이 인정돼 모범납세자로 대통령표창을 수상했으며, 앞으로 1년 동안 국세청 홍보대사로 활동하게 됐다.
이서진·아이유씨의 대통령표창 수상이 두드러져 보이는 것은 지난해 연예계가 버닝썬, 아레나 사건의 파장으로 세무조사라는 된서리를 맞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예계에서는 YG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공효진, 한채영, 주상욱, 김준수, 도끼씨 등이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았다.
국세청은 지난해 버닝썬, 아레나 사건이 사회적으로 크게 이슈화되자, 4월과 10월 두 차례의 고소득자 기획 세무조사 때 연예인에 대해 대대적인 세무조사를 실시했다.
지난해 4월 ‘신종·호황 고소득사업자’ 176명에 대해 전국 동시조사에 착수하면서 연예인과 연예기획사 등 20명을 조사대상에 넣었다. 10월에도 ‘과시적 호화·사치 고소득탈세자’ 122명에 대해 기획조사를 하면서 연예인 수명을 포함시켰다.
팬미팅을 개최하면서 참가비를 신고 누락하고 소속사에서 부담하고 있는 차량유지비를 개인소득에서 별도 공제하거나,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한 굿즈 매출의 대가를 직원명의 차명계좌로 수취하거나, 해외 이벤트회사로부터 직접 송금받은 공연 수입금액을 신고 누락하는 등 연예인들의 탈루유형이 국세청에 의해 공개되기도 했다.
연예인 세무조사가 잇따르자 여론도 싸늘해졌다.
연예인에 대한 대대적인 세무조사의 파장인지 올해 납세자의 날에 모범납세자 표창을 받은 연예인은 단 세 명(이서진, 아이유, 그레이) 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와는 딴판이다. 지난해 납세자의 날에는 서현진·이제훈씨가 모범납세자로 선정돼 대통령표창을 받았고, 차승원·마동석·김준현·배철수·오상진·정려원씨가 각각 서울지방국세청장 표창을 받았다. 이윤지씨는 성북세무서장, 김희철씨는 강남세무서장, 신구씨는 잠실세무서장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해 연예인들에 대해 대대적인 세무조사를 실시해 모범납세자 표창 후보로 추천하기는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세정가 한 인사는 “지난해 버닝썬, 아레나 사건 이후 연예인에 대한 기획조사가 이어졌고 고액의 세금을 추징당한 이들도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런 분위기에서 연예인을 납세자의 날 표창 후보로 추천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