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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6.08. (일)

내국세

'세수 풍년' 끝?…국세청, 올 중점과제 첫번째는 '안정적 세입조달'

매년 1월 전국관서장회의서 제시한 과제…올해 특별한 까닭은?
세수목표 초과 달성하던 호황시기, 지난해 기점으로 막 내려
올해 국세청 소관 세입목표 282조2천억, 전년보다 2조2천억 감소
부침 심했던 경기상황 반영한 올해, 세수 낙관론 보다 비관론 우세

국세청이 올해 중점업무 추진과제 첫 순위로 ‘안정적 세수조달’을 내세우는 등 세입예산 기관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국세청은 매년 1월 전국세무관서장회의를 통해 국세행정 중점 추진과제를 선정하고 있으며, 항시 첫 우선과제로 안정적 세수조달을 앞세웠다.

 

예년과 별반 다를 것 없는 과제 제시임에도 올해 국세청이 강조한 안정적 세수조달 문구에 새롭게 눈길이 가는 배경은 올해 세수상황이 낙관적이지 않다는 정부 및 학계 관계자들의 전망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국세청이 지난 1월29일 올해 첫 전국세무관서장회의에서 배포한 ‘2020 국세행정 운영방안’ 자료에 따르면, 총 7개 항목으로 구성된 중점 세부추진과제 첫 머리에 ‘안정적 세입예산 조달로 튼튼한 국가재정 뒷받침’을 제시하고 있다.

 

다음으로 자발적 성실신고 지원을 밝히면서도, 다시금 과세인프라 확충을 통한 세원관리체계 고도화, 지능적 탈세·체납 대응 강화 등을 순차적으로 제시했다.

 

국세청이 세수입 조달기관임은 너무나 명확하며, 그간 대외적으로 발표한 국세행정 운영방안 추진과제에서도 이같은 점을 반영해 ‘세입예산 안정적 조달’이라는 과제가 항상 목록에 담겨 있었다.

 

국세청 시계를 1년전으로 돌려도 마찬가지다. 한승희 전 국세청장이 재직 당시인 지난해 1월28일 열렸던 2019년 첫 세무관서장회의에서도 ‘자발적 성실신고를 적극 지원해 안정적 세입예산 조달’이 중점 추진과제 첫 머리에 올랐다.

 

그럼에도 올해 국세청 중점 추진과제가 새삼 주목 받는데는 올해 세수상황이 전년보다 더 좋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론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정부가 확정한 총 예산은 481조8천억원으로, 이 가운데 총 국세수입은 292조원이다. 또한 총 국세수입 가운데 국세청 소관 세입예산은 96.6%를 차지하는 282조2천억원이며, 관세 8조8천억원, 타기관 농특세 등 1조원으로 구성돼 있다.

 

국세청의 올해 세입예산 목표 282조2천억원은 지난해 세입목표 284조4천억원에 비해 약 2조2천억원 감소된 것으로, 최근 몇 년 새 세입예산 목표액을 초과 징수 달성하던 시기가 저물었음을 의미한다.

 

당장 2019년도 국세청 소관 세입예산 목표 달성 여부도 자신할 수 없는 상황으로,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268조2천억원을 징수하는 등 전년도(2018년) 징수실적 대비 2조3천억원 줄었다.

 

이와 관련, 국세청은 “2019년 세수는 세입예산과 큰 차이 없는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을 아끼고 있으나, 19년도 국세청 소관 세입예산이 284조4천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12월 한달 동안 16조2천억원을 징수해야 당초 목표세입예산을 달성할 수 있게 된다.

 

더 큰 문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가 더욱 세수상황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으로, 매년 상승세를 이어가던 국세청 소관 세수목표가 좀처럼 보기 드물게 하향조정된 점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국세청 또한 올해 세무관서장회의에서 “주력 제조업 업황 회복 등에 힘입어 성장세 개선이 예상되나, 미·중 무역협상 향방 등 불확실성이 상존해 세입여건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라고 짚었다.

 

지난해 반도체 매출액이 급감한데 비해 올해 성장세로 이어질 것이라는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의 전망이 있기는 하나, 경기하방을 보이고 있는 세계무역 추세가 여전히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연초 터져 나온 중국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제조업은 물론 서비스지수 마저 급전직하로 돌아서고 있어 경기상황은 더욱 꼬이고 있다.

 

지난해 침체된 경제상황에 이어 올해도 경기상황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내우외환 상황에 놓인 국세청의 세입예산 달성 여부가 연초부터 불확실한 상황으로, 결국 국세청이 올 한해 가용가능한 모든 역량을 투입하는 것으로 귀결되고 있다.

 

이미 직제개편을 통해 일선세무서 체납징세과를 본격적으로 가동하는 등 체납전담조직을 출범시켜 징수활동을 강화하고 있으며, 탈세혐의가 높은 납세자를 조사대상으로 정밀선정 할 수 있도록 납세성실도 분석시스템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덧붙여 기업환경 변화에 대응한 ERP 자동변환 프로그램 개발 등 포렌식 지원도 확대하는 등 누수 되는 세금이 없도록 관리하고, 과세된 세금에 대해서는 강화된 체납관리를 통해 반드시 징수한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한편, 국세청 관계자는 “자발적 신고세수를 극대화하는 것이 세수달성의 우선 목표”라며, “납세자가 납세의무를 불편함 없이 이행할 수 있도록 성실신고를 최대한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경제계에서 일고 있는 세입달성을 위한 무리한 세정간섭 우려를 차단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이 과정에서 탈루검증을 강화해 누락되는 세금을 최소화하고 탈세 및 체납행위 근절에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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