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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손정빈 기자 = 배우 김영애(66)는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연기에 자신을 바친 명배우였다.
그는 47년 연기 인생 동안 100편이 넘는 드라마, 70편에 가까운 영화에 출연했다. 이 작품수는 그가 얼마나 성실히 열정적을 연기했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그의 유작이 된 '월계수 양복 신사들'이 종영한 건 지난 2월26일이다. 김영애는 그야말로 세상과 작별하기 직전까지 연기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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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홍찬선 기자 = 영화 '변호인'에서 열연한 배우 김영애(최순애 역)가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개봉 12일만에 관객 500만을 돌파한 '변호인'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변호사 시절을 모티브 삼아 만들어진 작품으로 속물 세무변호사 '우석'(송강호)이 인권변호사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렸다. 2013.12.30. mania@newsis.com |
가장 최근 예로 '판도라'(2016) '변호인'(2013)과 같은 영화에서 보여준 그의 모성애 연기는 평단과 관객에게 영화의 품격을 한 단계 올려주는 역할을 했다는 극찬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배우로서 김영애의 가치는 넓은 연기 스펙트럼이기도 했다. 엄마 연기만 하는 게 아니라 강하고 독특한 캐릭터 또한 능숙하게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은 그가 다작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그는 드라마 '황진이'(2006) '아테나:전쟁의 여신'(2010) '로열 패밀리'(2011) 등을 거친 2000년대 중반 2010년대 초반까지 오히려 이른바 '센' 캐릭터로 자신 만의 영역을 구축했다. 여배우가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드는 시기에 50대 여배우 중 '대통령비서실장'을 연기하고, '나이 든 기생'을 연기하는 건 오직 김영애만 가능했던 일이기도 했다.
김영애는 사업가로도 활동했다. 다만 성공과 실패를 오갔고, 사업에서의 스트레스가 췌장암으로 이어진 게 아니냐는 추측도 있다. 김영애는 2000년 시작한 황토팩 사업으로 큰 성공을 거두면서 승승장구했지만, 한 TV 프로그램에서 그가 판매하는 팩에 유해성분이 있다고 보도하면서 사세가 급격히 기울었다. 이후 법원은 해당 황토팩에 인체 유해성분이 없다고 판결내렸지만, 이미 사업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이 김영애에게 독으로 작용했고, 암까지 발전한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최근까지 있어왔다. 김영애는 2012년 '해를 품은 달' 촬영 당시 췌장암 진단을 받았지만, 이 사실을 숨기고 끝까지 촬영을 마쳐 주위를 놀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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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배우 김영애 |
그는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송강호 못지 않게 연기하고 싶었다", "김영애가 아니면 안된다는 말이 듣고 싶었다", "김영애가 여전히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는 배우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며 연기에 대한 지치지 않는 열정을 보여줘 젊은 배우들의 귀감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