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과장을 사칭해 만난 여성을 상대로 거액을 뜯어낸 50대가 구속됐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자신의 직업을 속이고 여성과 교제하면서 수천만원의 금품을 받아 챙긴 지모(50)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지씨는 지난 2013년 2월께 교제하던 김모(42·여)씨를 상대로 13차례에 걸쳐 4200만원을 받고, 김씨 명의로 차량을 구입해 담보 대출을 받는 등 모두 4893만원 상당의 금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지씨는 김씨를 지인소개로 만나 자신을 감사원 감찰정보과장이라고 소개한 뒤 교제를 하게 되자 직원 회식비 등을 빌려달라는 등의 명목으로 돈을 챙겨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씨는 또 신분상 자신의 이름을 사용할 수 없다면서 김씨 명의로 차량을 구입하고 이를 담보로 대출까지 받고서는 종적을 감춘 것으로 조사결과 밝혀졌다.
지씨는 처음부터 김씨의 재산을 노리고 접근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지씨는 김씨의 신뢰를 얻기 위해 허위 월급 명세서를 만들어 보여주고, 서울북부지검 판·검사와의 친분을 내세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는 지씨의 말이 앞뒤가 달라 의심하기도 했지만 보안이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기 때문이라는 변명을 듣고 대부분 수긍했다"며 "이후 지씨가 김씨 명의 차량을 들고 잠적하게 되면서 범행이 들통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