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연기자 박유천(30)씨를 성폭행 혐의로 최초 고소했다가 맞고소된 여성 등 관련자 3명이 되려 구속될 위기에 놓였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박씨를 처음 고소한 여성 이모씨에 대해 무고와 공갈미수 혐의로 지난 1일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은 또 이씨의 남자친구인 이모씨와 사촌오빠로 알려진 폭력조직 조직원 황모씨에 대해 공갈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진술 담합 등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는 게 경찰 측의 영장 신청 사유다. 무고죄는 법정형이 최대 10년 징역까지 규정돼 있는 중한 범죄라는 점도 감안됐다.
다만 공갈 행위로 취득한 금품에 대한 객관적인 증거가 없어 공갈이 아닌 공갈미수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의 중대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면서 "공갈 심증은 가나 현재까지 객관적 증거를 발견할 수 없어 미수를 적용했다"고 전했다.
이들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날 중 결정된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조의연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렸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6월4일 강남의 한 유흥주점 화장실에서 박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같은 달 10일 경찰에 고소장을 냈다가 닷새 만에 "강제성이 없는 성관계였다"고 주장을 번복하면서 고소를 취하했다.
하지만 이씨의 고소 사실이 알려지자 16일과 17일 20대 여성 3명이 박씨에게 비슷한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며 경찰에 잇따라 고소했다.
박씨는 성폭혐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며 4명의 고소 여성 가운데 이씨와 두 번째 고소 여성을 무고 혐의로 맞고소했다.
특히 이씨와 이씨 남자친구, 황씨가 성폭행을 당했다는 고소장을 내기에 앞서 성관계를 빌미로 5억원을 요구했다며 공갈 혐의로도 고소했다. 당시 공갈 정황이 담긴 녹취 파일을 제출했다.
황씨는 경기 일산을 활동 무대로 삼는 '일산식구파' 조직원으로 지난 2013년부터 경찰 관리 대상에 올라있는 조폭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박씨와 함께 이들 세 사람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했다. 수사 과정에서 박씨와 이씨 측 사이에 1억원이 오간 정황을 포착했으나 공갈로 인한 것인지에 대한 증거는 확인하지 못한 상태다.
경찰은 다음주 중 사건을 마무리하고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15일 박씨에 대한 성폭행 피소 사건 4건에 대해 '강제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불기소(혐의 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대신 박씨가 고소 여성 4명 중 1명과 성관계를 갖는 조건으로 금품을 지급하기로 약속한 뒤 이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보고 성매매와 사기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넘겼다. 박씨와 성매매한 여성도 성매매 혐의가 적용돼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하지만 박씨는 성매매와 사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 여성 역시 성매매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박씨는 피소 후 6월30일부터 지난달 8일까지 총 6차례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