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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5.25. (일)

경제/기업

내리막길 구찌…디자인 변화로 살아날까

수년 째 계속된 영업이익 하락으로 명성이 예전만 못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구찌의 올해 성적에 명품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들어 구찌가 그간 고루하고 절제됐던 이미지를 벗고 화려함을 더하는 등 디자인 파격을 시도하는 등 시장에서도 반응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구찌그룹코리아 매출은 2011년 2959억원에서 2013년 2425억원으로 떨어졌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460억원에서 283억원으로 급락했다.

면세점에서의 인기도 시들해졌다. 구찌는 2010년 롯데면세점 소공점 전체 매출 순위 6위를 차지했지만 2011년 7위로 떨어진 후, 2012년엔 8위로 하락했다. 2013년부터는 전체 매출 순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렇듯 콧대 높던 구찌가 몇 년째 자존심을 회복하지 못하는 데에는 크게 세 가지 이유가 숨어있다.

우선 최근 핸드백 시장에서 불고 있는 '로고리스' 열풍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과거 소비자들은 명품 브랜드의 시그니처 로고가 크게 박힌 제품을 선호했다. 아무도 갖지 못한 제품을 나만 가지고 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더이상 이러한 경향은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로고가 크게 박힌 제품은 촌스럽고 거부감이 든다는 반응이다. 직장인 류지은(25·여)씨는 "명품 로고가 너무 크게 박힌 가방은 거부감이 든다"며 "과시하는 느낌이 들어 오히려 무난한 가격대의 가방을 찾거나 로고가 안보이는 가방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유는 대체품 증가에 있다. 최근 소비자들은 디자이너 브랜드, SPA 브랜드 등 패션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의 폭이 과거에 비해 훨씬 넓어졌다. 디자인과 소재 등 제품의 질은 명품과 비슷하면서도 가격은 훨씬 합리적인 상품을 구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트렌드가 한 몫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여러 소품들을 담을 수 있는 가벼운 가방을 선호한다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직장인 이서연(25·여)씨는 "가격이 비싼 것도 이유지만, 일단 너무 무거워서 선택을 꺼리게 된다"며 "이동하는 일이 많다보니 가벼운 가방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변화의 바람으로 악화된 구찌의 상황은 반전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알렉산드로 미켈레가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부임하면서 구찌의 디자인 파격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 출시된 구찌 제품에서는 꽃, 나비, 새 등 화려한 색감의 동식물 이미지가 수놓아진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로 인해 옛스럽고 재미없던 제품이 확 달라졌다는 긍정적 반응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최근 구찌가 꽃, 나비 등 화려한 디자인을 제품에 입히며 젊은 사람들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이에 따라 올해 매출도 반등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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