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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5.2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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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그놈' 범죄의 숙주… 통장 '사회 비용' 줄이려면

'그놈'들이 금융범죄 숙주로 주목한 통장.

여타 국가와 달리 우리는 저축을 장려해온 국가적 필요성으로 형성된 '한국식 금융문화' 때문에 통장을 만들기도 쉽고, 만들어진 통장을 방치하는 것도 많다.

만일 숙주로 통장을 쉽사리 활용하지 못하게 된다면 우리 사회가 지금 골치를 앓는 보이스피싱, 파밍, 인터넷 불법도박 등이 한순간 찬서리를 맞을 것이다.

은행 창구를 통해 만들어지는 통장은 도대체 얼마나 되나.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2015년 5월까지 통장이 새로 발급된 신규 계좌는 총 2억2000만건에 달했다. 또 통장 기재가 꽉 차서 다시 발급해주는 이월 통장도 1억9100만건으로 집계됐다.

51개월새 총 4억1100만개의 통장이 만들어지는 셈. 줄잡아 한달에 806만개씩, 1년 평균 9670만개가 투입된다.

최근 정부가 특정금융거래정보보고법을 시행, '대포통장'을 근절하기 위해 예전처럼 마구잡이식으로 계좌를 개설하는 것을 강력히 견제하면서 통장 발행규모가 줄어들고는 있지만 여전히 신규 개설되는 통장 수는 연간 4000만개를 육박하고 있다. 여기에 이월 발행분을 보태면 여전히 8000만~9000만개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추산된다.

그렇다면 통장 발급에 들어가는 돈은 얼마나 되나.

은행별 차이는 있지만 통장 한개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제조원가는 300원 가량. 산술적으로 통장을 만드는데만 연간 290억원 가량 소요된다.

여기에 전산시스템 유지관리를 위한 부대비용, 인력투입 비용 등이 '+α'로 작용한다. 특히 일선 창구에서 진행되는 통장발급 업무까지 고려한다면 추가 투입돼야 하는 비용은 '+α 그 이상'이 된다.

금융권에서는 연간 '통장 관련 비용'이 최소 500억원은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한다. 게다가 금융범죄에 활용되는 통장으로 인해 발생되는 피해까지 고려한다면 '통장의 사회비용'은 순수 비용의 두배인 1000억원으로 까지 치솟는다.

금융계는 이 때문에 우리 사회도 통장 신규개설이나 이월통장 발급에 '사용자 부담원칙'이 적용돼야 할 시점 아니냐는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내놓기 시작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와 관련, "수천만개에 이르는 장기 미사용 계좌가 방치되면서 대포통장 악용 등 금융소비자 피해 발생과 사회적 비용이 늘고 있다"며 "장기 미사용계좌는 금융회사 수익성에 도움을 주지 못하면서 계좌관리에 따른 비용만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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