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과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해 4억원 가량을 빼돌린 보이스피싱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종암경찰서는 금융기관 직원 사칭 보이스피싱 범행에 가담한 혐의(사기)로 현금 운반책 송모(33)씨와 송금책 중국인 전모(41)씨를 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송씨는 지난달 13일 중국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알게 된 중국 소재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의 지령으로 경기 남부 한 카페에서 이모(28·여)씨를 만나 "금융감독원 직원이다. 돈의 흐름을 파악한 후 돌려주겠다"고 속여 현금 2250만원을 건네받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송씨는 총책의 지시에 따라 돈을 전씨에게 전달, 전씨는 이를 중국 조직에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이 가담한 중국 소재 조직은 불특정 다수에게 검찰 수사관을 사칭하며 "사기 범죄에 연루됐다. 피해자 계좌를 확인해야 하니 금융감독원 직원을 만나 돈을 건네라"고 속여 이씨를 카페로 유인했다.
이들은 이씨가 의심할 것에 대비해 "주변에 보이스피싱 조직원이 있을 수 있으니 내 말대로 하라"며 전화를 끊지 않도록 하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이같은 방식으로 송씨와 전씨는 총 12명에게서 4억원을 받아 중국 총책에게 전달했다. 이들은 피해금액 10%를 수수료로 받아 생활비 등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나 금융 당국 직원을 사칭해 통화를 길게 하는 경우 사기 범죄를 의심해 피해를 줄여야 한다"고 전했다.
경찰은 송씨와 전씨를 21일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