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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호 부총리, 22일 중국 방문…경제보복 우려 씻어낼까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오는 22일 중국을 방문한다. 우리나라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이후 정부 내 최고위급 인사의 방중이어서 관심이 쏠린다.

유 부총리는 이번 출장 기간 중국측 인사들과 만나 양국간 정치 문제가 경제 관계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된다는 점을 설득할 계획이지만 중국이 이에 화답할지는 미지수다.

1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유 부총리는 오는 23~24일 중국 청두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22일 출국한다.

이번 회의는 각국이 9월 초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논의될 사항을 최종 조율하는 자리다. 하지만 우리로서는 회의 자체보다도 유 부총리와 중국과의 양자 회동에 더 신경이 쓰이는 게 사실이다.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사드 배치 문제가 경제 보복 등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양국 관계를 관리해야 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앞서 유 부총리는 우리나라가 미국과 사드 협의를 공식화한 지난 2월에도 G20 재무장관회의 참석차 상하이를 방문해 외교전을 펼친 바 있다.

유 부총리는 당시 인민은행 총재, 재무장관, 상하이 당서기 등 중국측 고위 인사들을 만나 양국 경제 관계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데 주력했다.

양국 관계에 냉기류가 흐르는 상황에서 한중 통화스와프 만기 연장, 중국 내 원·위안화 직거래시장 개설 등을 합의하는 등 일부 성과도 있었다.

약 5개월 만에 비슷한 상황을 맞게 된 유 부총리가 이번에도 그때처럼 중국과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사드 배치가 결정된 만큼 중국측이 전략적으로 우리나라에 대한 태도를 바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이 한국인이 맡고 있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직에 대한 공모에 나선 것은 이같은 움직임의 시작이라는 분석도 있다.

AIIB는 우리나라가 사드 배치를 발표한 지난 8일 오후 7시 홈페이지를 통해 부총재직 채용 공고를 냈다. 새 부총재는 우리나라보다 AIIB 지분율이 낮은 프랑스의 몫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유 부총리의 상황 인식에서도 어느 정도 변화가 감지된다.

유 부총리는 지난 2월 정부의 사드 협의 발표 때는 "한중간 외교 문제와 경제 문제는 별개라고 생각한다"며 "경제는 경제 논리대로 돌아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국회에서 중국의 경제 보복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는 "가능한 경우에 대비해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만들고 있고, 그것에 상응하는 플랜들을 짜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대규모 경제 보복이 있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정치와 경제가 분리돼야 한다는 점을 (중국 측에) 더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당국은 이번 중국 출장에서 지난번과 같은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분주하게 뛰고 있다. 하지만 주최국인 중국 측과 일정 조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회의 기간 중 중국 측과 양자면담을 하기 위해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며 "지난번과 같은 그림이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회의 기간이 굉장히 짧아 (면담 일정을 충분히 잡을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며 "중국은 의장국이라 일정이 빽빽하고 정상회의 전 마지막 회의이기 때문에 시간적인 여유는 별로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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