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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5.2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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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파문' 나향욱 파면…이준식 장관 거취는?

막말 파문으로 물의를 일으킨 나향욱 전 정책기획관(국장)이 파면 조치를 받은 가운데 '수장'인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거취에도 교육계 안팎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이 부총리는 최근 소속 공무원의 일탈 행위로 취임 6개월 만에 정치권과 여론의 지속적인 사퇴 요구를 받고 있다. 교육부를 이끄는 책임자로서 조직 기강을 바로 세우지 못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목소리가 많다.

교육계에 따르면 나 전 국장은 올해 1월 취임한 이 부총리가 처음으로 승진발령한 고위 공무원이다. 나 전 국장은 이 부총리가 취임한 지 두 달 가량 뒤인 3월 역사교과서 국정화, 대학 구조개혁 등 굵직굵직한 교육정책을 총괄·기획하는 정책기획관으로 승진했다.

이 때문에 인사 검증 시스템이 교육부 내부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시 이 부총리가 취임 초기였다는 점을 감안해도 고위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인사를 제대로 걸러내지 않고 오히려 요직에 앉혔다는 것이다.

막말 파문 뿐 아니다. 최근 교육부 소속 과장급 간부가 부하 여직원을 수 차례 성희롱한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지만 중앙부처 장관의 책임있는 인사 조치는 없었다. '제 식구 감싸기'만 되풀이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에 따르면 B 전 과장은 피해 여직원과 떡을 먹던 중 "못생긴 떡이 맛있다. 너는 못 생겨서 맛있겠다"고 말했다. 노래방에서 해당 여직원의 손목을 잡는 등 신체 접촉도 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이달 1일 해당 공무원을 지방 국립대로 발령낸 후 이 대학에 교육부 자체 감사 결과를 통지하면서 감봉·견책 등 경징계 의견을 제시하는 데 그쳤다. 해당 대학은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원회에 해당 공무원의 경징계를 요구한 상황이다.

국회 관계자는 "교육부가 사실상 해당 대학에 징계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셈"이라면서 "상급 기관인 교육부가 경징계 의견을 제시할 경우 대학이 (해당 공무원에 대한)징계 수위를 높여 중징계를 요구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 부총리의 '말 바꾸기'도 논란거리다. 국민의 불신만 키웠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 부총리는 나 전 국장의 '개·돼지' 발언 등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이달 1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교육부를 이끄는 수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그 부분(사퇴)도 생각하고 있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이 부총리는 14일 갑자기 사퇴 발언을 주워담았다. 그는 국회 교문위 전체회의에서 "지금 추진 중인 교육 개혁을 차질없이 하는 것이 더 책임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며 야당의 사퇴 요구를 거부했다. 불과 사흘 만에 말을 바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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