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 관계에 있는 남성의 몸에 불을 질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50대 여성에게 항소심도 중형을 선고했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김시철)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장모(57·여)씨에게 원심과 같이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장씨는 피해자의 몸에 등유를 뿌리고 불을 붙여 살해했다"며 "범행의 방법, 수단 등에 비춰보면 죄질이 상당히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씨의 범행으로 피해자는 심한 화상을 입고 치료를 받다가 고통 속에 죽음에 이르렀을 것으로 보인다"며 "장씨는 수차례 진술을 번복해 범행을 부인하는 등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고, 피해자 유족에 대한 피해 회복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장씨가 아무런 범죄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피해자와 다투던 중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점, 범행 직후 피해자에게 물을 뿌리고 119 신고를 하는 등 구호조치를 취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장씨는 지난 2013년 8월 서울 동대문구 소재 자신이 운영하는 주점에서 피해자 A씨를 둔기로 수차례 때리고 기름을 뿌린 뒤 불을 붙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장씨의 범행으로 A씨는 전신에 심한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숨졌다.
조사결과 장씨는 10여년 전부터 내연 관계를 유지해 온 A씨가 평소 폭력성향과 주사가 심하고, 여자관계가 복잡하다는 등의 이유로 앙심을 품다가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장씨는 A씨가 또 다른 여성과 내연 관계를 갖고 있음을 알게 되자 질투심을 느꼈던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 과정에서 장씨는 "A씨를 살해할 의도로 불을 붙인 것이 아니다"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등유가 뿌려진 A씨의 신체만 불에 탄 점, A씨가 실수로 불을 질렀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을 아무런 동기가 없는 점 등에 비춰보면 장씨는 살인의 고의를 가지고 A씨의 몸에 불을 질렀다"고 판단, 장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2년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