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검색

구독하기 2025.05.24. (토)

기타

[주말-영화] '대동강 물 판 사기꾼' 봉이 김선달·벤허 外

 이번 주에는 영화 네 편을 추천한다. 두 편은 신작이고, 두 편은 재개봉작이다.

신작 두 편 중 한 편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한국영화이고, 다른 한 편은 최고의 애니메이션 창작 집단으로 불리는 픽사의 신작이다. 재개봉작 두 편 중 한 편은 이제는 걸작이라고 부를 수 있는 작품이라면, 다른 한 편은 이미 오래 전 위대한 영화가 된 작품이다.

◇생각 없이 즐기자…'봉이 김선달'(감독 박대민)

대동강 물을 팔아넘긴 희대의 사기꾼 '봉이 김선달' 설화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대동강 에피소드를 김선달과 조선 최고 권력자와의 대결로 끌어들였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야기 자체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김선달을 비롯해 각 캐릭터들이 펼치는 각종 말장난, 몸개그 등이 이 영화의 핵심이다. 그런 점에서 '봉이 김선달'은 별 생각 없이 즐기기에 딱 맞는 작품이다.

진지함을 버리고 유쾌함으로 무장한 유승호, 이제는 그룹 멤버 전체가 연기에 도전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엑소'의 시우민이 비주얼적으로 여성 관객을 만족시킨다. 여기에 조재현·고창석·라미란 등 베테랑 배우들이 포진했다.

◇따뜻한 애니메이션…'도리를 찾아서'(감독 앤드루 스탠턴)

픽사 스튜디오의 '도리를 찾아서'는 올해 여름 가장 주목받는 작품이 될 전망이다. '니모를 찾아서'(2003)의 후속작인 이 영화는 '세계 최고'로 불리는 애니메이션 창작 집단이 내놓은 작품답게 모든 부분에서 뛰어나다.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린 물고기 도리가 자아를 찾아 고향으로 향하는 과정을 담은 이 애니메이션에는 가족의 따뜻한 사랑이 있고, 친구와의 진한 우정이 있다. 애니메이션의 핵심 키워드인 꿈과 용기와 희망도 녹아있다. 온 가족을 만족하게 할 만한 작품이다.

◇걸작의 감동을 다시 한 번…'벤허'(감독 윌리엄 와일러)

'벤허', 1959년 작품이다. 다음 해 열린 제3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감독상·남우주연상·남우조연상 등 무려 11개 부문에서 오스카를 들어올렸다.

하지만 이런 트로피가 중요한 게 아니다. '벤허'는 그야말로 영화사에 매우 큰 획을 그은대서사시, 그야말로 블록버스터 영화다. 지금 봐도 촌스럽지 않고, 지금 봐도 감동적이며, 지금 봐도 이 영화는 걸작이다.

특히 전차 격투 장면은 이 영화의 백미다. 손에 땀을 쥔다는 게 무슨 말인지 알려주는 이 장면이 이번 재개봉판에 무삭제로 담겼다. 러닝타임은 무려 222분, 하지만 이 걸작에 그 정도 시간은 투자할 수 있어야 한다.

◇젊은 거장의 데뷔작…'환상의 빛'(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이 영화의 홍보 문구는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데뷔작'이다. '역사상'이라는 건 다소 과장된 표현이기는 하지만, 이 작품이 아름답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영화는 시종일관 침착하고 차분한데, 묘하게 관객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그게 바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힘이기도 할 것이다.

고레에다 감독은 '아무도 모른다'(2005) '걸어도 걸어도'(2009)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2011)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 '바닷마을 다이어리'(2015) 등으로 전 세계 영화 팬의 지지를 받아온 일본의 대표적인 연출가다.

영화는 일본의 작가 미야모토 테루의 동명 단편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남편으로 인해 홀로 세상에 남겨진 아내의 이야기다.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