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리우올림픽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신태용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이 안팎으로 팀 분위기 단속에 나섰다.
신 감독은 5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올림픽축구대표팀 미디어데이에서 "브라질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선수들의 SNS는 분명히 제지할 것"이라며 "SNS 활용은 (팀이)좋을 때는 긍정적이지만 좋지 않을 때는 독이 돼서 돌아온다. 대회가 끝날 때까지는 절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림픽이 임박하면서 분위기를 조성해 팀을 하나로 묶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최종명단을 발표했기 때문에 이미 리우에 발을 담궜다"는 것이 신 감독의 입장이다.
이에 평소 취재진의 질문에 선뜻 대답을 내놓던 신 감독은 이례적으로 보안을 강조하고 나섰다.
'독일을 상대할 비책'을 묻는 질문에 "우리의 전술을 미리 이야기해서는 안된다. 상대가 우리 인터뷰 하나하나를 검색할 것이다"며 "나 또한 상대국가 인터뷰를 검색한다. 시합전까지는 조심해야하니 노출을 자제할 것이고 양해해 달라"고 힘줘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수비불안에 대한 지적도 선을 그었다. 선수들의 사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이유다
신 감독은 "수비불안을 자꾸 언급하니 23세 이하 선수들이 주눅이 들어 자기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다. 어떤 선수는 자기 실력이 100이라면 80밖에 못하고 시합장에서는 60~70 밖에 보여주지 못했다"며 "칭찬을 하면 선수들이 엔돌핀이 돌아가서 본인 기량 이상을 보여주는데 지적을 받다보니 실수를 반복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수비가 불안하다고 하지만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지난 1월 한일전 외에는 3골 이상 실점이 없고, 어느팀 보다도 무실점 경기를 많이했다"며 "리우에 가서 메달을 딸 수 있도록 가급적이면 수비가 불안하다는 말을 피했으면 한다. 그리고 결과가 나온 뒤 나를 욕하면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오는 18일 소집과 동시에 브라질로 출국해 전지훈련에 돌입한다.
신 감독은 "당초 계획은 4일 소집해 국내서 2주간 손발을 맞추는 것이었다. 계획대로 되지 않아 불안함도 있지만, 선수들이 지금 리그에서 많이 뛰고 있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며 "부상만 당하지 않으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올림픽 본선에서 C조에 속한 한국은 다음달 5일 피지전을 시작으로 독일(8월8일), 멕시코(8월11일)와 차례로 맞붙는다. 첫 경기부터 방심은 금물이다.
신 감독은 "피지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우리보다 아래라고 볼 수 있지만 선수들이 힘들어할 수 있다"며 "내용이 안좋아도 이긴다면 선수들이 심리적인 안정을 찾고 두 번째 경기부터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독일과 멕시코는 첫 경기에서 맞붙기 때문에 서로 모든 것을 오픈해야한다. 반면 우리는 피지전에서 손흥민 카드를 쓰지 않고 80% 정도만 보여주고, 독일전에 대비할 것이다"며 "이를 이용하면 독일전도 잘 풀릴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골짜기 세대', '역대 최약체' 등의 불편한 수식에도 선수단에 대한 신 감독의 믿음은 흔들림이 없다.
신 감독은 "2012년 런던올림픽 멤버에 비하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 선수들이 스스로 골짜기 세대라는 것을 인정하기 때문에 경기장에서 더 하나된 모습을 보인다"며 "팬들은 불안함을 가질 수 있지만 기대 이상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