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해서 잠든 동성을 성추행하다가 상대가 잠에서 깨자 마약성 수면제를 먹인 혐의로 기소된 약사에게 법원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이우희 판사는 준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모(35)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이 판사는 또 사회봉사 120시간 및 성폭력 치료강의 40시간 수강을 명령했다.
이 판사는 판결문에서 "김씨는 사회적으로 위험성이 큰 마약류를 취급하는 약사"라며 "마약류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음은 물론 심지어 범죄 목적으로 사용하기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칫하면 피해자에게 약물복용으로 인한 부작용이 초래될 위험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다만 "김씨는 범행을 모두 시인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추행의 정도가 경미하고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씨는 앞서 지난해 9월 서울 서초구 한 노상에서 술에 취해 잠든 피해자 A(53)씨를 발견했다. 순간적으로 욕정이 난 김씨는 10분 가량 A씨의 어깨와 목덜미를 몇 차례 주물렀다.
조사결과 김씨는 A씨가 잠에서 깨자 다시 잠들게 하기 위해 졸피뎀 성분의 수면제를 탄 음료수를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김씨는 준강제추행 및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또 지난 2012년 10월 자신이 운영하는 약국에서 환자들이 가져가지 않은 수면제 성분이 들어있는 약 855정을 폐기 신청서를 작성하지 않고 임의로 폐기한 혐의도 받았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에 따르면 마약류취급자는 처방전에 따르지 않거나 업무 외의 목적을 위해 마약류를 취급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마약류를 폐기할 경우 폐기 신청서를 작성해 지방식품 의약품 안전청장,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제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