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대회 연속 올림픽 메달을 노리고 있는 신태용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이 소속 구단과의 협의 문제로 와일드 카드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며 답답한 심정을 드러냈다.
신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다음 달 국내에서 열리는 4개국 친선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30일 소집돼 인천문학보조경기장에서 첫 훈련을 실시했다.
훈련전 인터뷰에 나선 신 감독은 "와일드 카드가 원래 구상에서 어긋난 부분이 있다"며 "팀에서 보내주지 않는 부분이 있어 아직까지 와일드 카드 명단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원래 구상은 수비에 비중을 두려고 했는데, 구단과의 협의가 원만히 이뤄지지 못했다"며 "나도 심적으로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신 감독은 첫 번째 와일드 카드로 잉글랜드 무대에서 활약 중인 공격수 손흥민(24·토트넘)을 낙점했다. 손흥민의 경우 구단과도 긍정적으로 의견을 나누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남은 두 장의 카드를 고르는 것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 감독은 지난달 2016 리우올림픽 D-100 기자회견에서 수비수 두 명을 추가로 대표팀에 합류시키겠다는 의중을 드러냈으나, 소속팀과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와일드 카드 확정 명단 발표도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신 감독은 "일단 해외 구단과의 문제다. 생각대로 잘 되면 좋은데 안 될 수도 있다"면서 "이 때문에 남은 와일드 카드를 수비쪽에 사용할지 공격쪽에 사용할지도 이야기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는 빨리 와일드 카드 명단을 발표해서 선수단과 하나로 만들고 싶다. 그러나 해외 구단과 협조가 쉽지 않기에, 올림픽대표팀 최종 명단을 발표할 때 와일드 카드도 발표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결국 와일드 카드의 면면은 마지막 순간에야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대한축구협회는 올림픽대표팀 최종 명단을 오는 6월27일 확정할 예정이다.
다행히 손흥민의 경우 합류가 유력하다.
신 감독은 "아직 손흥민과 한 번도 훈련을 안해봤다"면서도 "위축되지 않고 손흥민과 같이 플레이를 해야 한다. 손흥민도 기존 선수들과 나이차가 거의 없기에 잘 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파주에서 손흥민이 훈련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자신이 먼저 올림픽대표 선수들에게 다가가서 친근하게 대하는 것을 보고 나름대로 흐뭇했다"며 "손흥민이 스스로 프리미어리그 톱 선수라는 타이틀을 버리고 팀과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손흥민이 그런 것을 버리고 온다면 가진 것이 많기 때문에 우리 팀에서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며 기대감을 전했다.
한편, 신태용호는 올림픽을 두 달여 앞두고 치러지는 이번 대회를 통해 마지막 테스트에 나설 계획이다.
신 감독은 "내 머리 안에 어느 정도 구상은 돼 있지만 고민은 항상 남아있다"며 "깜짝 발탁은 없겠지만, 지금까지 소집된 선수들 가운데 누가 올림픽에 갈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선수 발탁과 관련해서는 "경기장에 나가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 투입됐을 때 상대를 이길 수 있는 부분을 중점적으로 볼 것이다"며 "선수들이 상대를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게 보여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번 대회에는 한국을 비롯해 나이지리아, 온두라스, 덴마크 등 4개국이 출전한다.
신태용호는 다음달 2일 나이지리아전을 시작으로 온두라스(4일), 덴마크(6일)와 차례로 맞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