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62·독일) 감독이 부임 후 가장 강력한 상대를 만났다. '무적함대'로 불리는 스페인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1일 오후 11시30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스페인과 평가전을 갖는다.
스페인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위에 올라있는 강호다. 54위의 한국보다 48계단이나 높다. 2년 전 브라질월드컵에서 예선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았지만 지난해 A매치 성적 8승1패에서 알 수 있듯 금세 과거의 위용을 회복한 상태다.
슈틸리케호는 2015년 20경기를 치러 16승3무1패의 호성적을 거뒀다. 1월 아시안컵 결승에서 호주에 연장전에서 한 차례 졌을 뿐이다. 이 기간 동안 단 4골(실점률 0.2골)만을 내줬는데 이는 FIFA 가맹국 중 가장 좋은 성적이다.
하지만 그동안 만났던 상대들과 스페인을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 슈틸리케호는 아시안컵과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 2018 러시아월드컵 2차예선을 치르면서 약체로 분류되는 팀들과 많은 대결을 벌였다.
아시아권을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려는 한국으로서는 스페인전을 통해 현주소를 냉정히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잡았다.
스페인이라고 평소와 달라질 것은 없다. 언제나 그랬듯 평가전에 임하는 슈틸리케 감독의 목표는 전술의 점검과 경기의 승리다. 슈틸리케 감독은 보다 많은 선수들을 지켜보기 위해 평소 23명보다 적은 20명으로 팀을 꾸렸다.
슈틸리케 감독은 "스페인이 세계적인 강팀이지만 이기기 위해 준비할 것이다. 처음부터 이긴다는 생각을 갖지 못한다면 원정에 갈 필요도 없다"며 비장한 각오를 내비쳤다.
이어 "적어도 경기장 위에서는 경기력 차이가 느껴지지 않도록 잘 준비해야 한다"면서 "우리 축구 철학과 정신력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경기 전부터 우리가 위축될 필요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선수들도 평가전 답지 않은 다부진 각오로 스페인전을 준비 중이다.
예정됐던 군사훈련까지 미룰 정도로 열의를 보이고 있는 기성용(27·스완지 시티)은 "강팀들과 경기를 하는 건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팀의 주장으로서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설명했다.
역대 전적에서는 한국이 2무3패로 크게 뒤진다. 가장 최근 맞대결이었던 2012년 경기에서는 1-4로 대패했다. 유로2016에서 대회 3연패를 노리는 스페인은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주축 선수들을 대거 내보낼 것으로 보인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소화한 레알 마드리드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선수들이 뛰기 어려운 것은 아쉽지만 세르히오 부스케츠(28)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32·이상 FC바르셀로나), 세스크 파브레가스(29·첼시) 등이 건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