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검색

구독하기 2025.05.24. (토)

기타

"최경환은 당권, 김무성은 대권"…與 수습 방정식?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와 최경환 의원이 24일 회동을 통해 당 내분 사태를 봉합하는 데 합의했지만, 당내에서는 벌써부터 두 사람의 합의를 놓고 "당권-대권 밀약을 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두 사람의 회동에서 가장 주목을 끄는 대목은 현 집단지도체제를 '단일지도체제'로 바꾸기로 한 대목이다. 집단지도체제 때문에 최고위원들이 너도나도 중구난방식으로 떠드는 통에 당 대표의 권위는 사그라지고 '봉숭아학당'이 연출됐다는 것이 두 사람이 단일지도체제로 개편하겠다는 이유다.

하지만 총선 참패의 원인을 집단지도체제에 돌린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는 지적이다. 박근혜 정권의 국정 난맥상과 집권여당의 공천 난맥상이 얽혀 만들어 낸 것이 총선 참패의 본질인데도 엉뚱하게 당 시스템에 책임을 전가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과거 "제왕적 총재" 논란을 야기한 강력한 '단일지도체제'로의 회귀를 결정했다.

단일지도체제가 확정되면 8월께로 예상되는 전당대회에서부터 당 대표와 최고위원이 분리 선출하게 된다. 이 같은 투표방식은 친박계 후보 난립을 막는 동시에, 친박계의 투표 조직력을 최대치로 높이게 된다. 최경환 의원의 당권 획득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는 셈이다.

한 비박계 핵심 의원은 "집단지도체제를 단일지도체제로 바꾼다는 것은 친박 후보 난립을 막고 확실한 친박 후보를 내세워 당을 먹겠다는 의도"라며 "결국 당은 최경환, 차기 대권은 김무성이 차지하겠다는 합의"라고 두 사람의 밀약을 기정사실화했다.

김 전 대표는 이 같은 밀약설에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김 전 대표 측은 "회동 참석자 간에 당권-대권 밀약은 한 마디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도 "(대권의) 대 자도, (당권의) 당 자도 안 나왔다"고 거들었다.

김 전 대표와 가까운 한 인사는 "비박계에서 마땅한 후보군이 없는 상황이니까 지도부 선출방식 변경으로 최경환 의원이 당권을 보장받았다고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김 전 대표가 대권을 보장받았다는 건 억측 아니냐"며 "최 의원이 어떻게 대권을 보장해 줄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하지만 총선 참패 직후 대권 주자 반열에서도 밀려나는 양상이던 김 전 대표가 당 내분 사태를 수습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역시 당의 최대 구심점은 김무성"이라는 존재감을 나타낸 자체가 김 전 대표로서는 최대 소득이라는 평가다.

무엇보다 이번 당 내분 사태의 한 원인으로 꼽혔던 '유승민 복당' 문제에 있어, 김 전 대표가 친박계의 손을 들어주면서 "김무성과 유승민은 다르다"는 메시지를 청와대에 전달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유승민 의원과 가까운 한 의원은 "작년에는 '유승민 찍어내기'에 김무성 대표와 친박계가 합의해서 사태를 처리하더니, 이번에는 '유승민 복당저지'에 손을 잡으면서 사태를 끝내는 분위기"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비박 인사는 "강력한 친박 지도부가 들어서면 김 대표는 대권 후보에 절대로 오를 수 없을 것"이라며 "3개월이면 부도 날 어음을 김무성 대표가 받아든 꼴"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충청 출신의 친박계 정우택 의원은 "저희들한테는 이 분들이 가장 이번 선거 후에 자숙해야 할 분들인데, 이 분들을 만나서 지금 자기의 거취를 결정하는 합의를 보는 듯한 행동을 보이는 것, 또 당의 지도체제를 이야기했다고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지도체제 문제도 혁신 비대위가 만들어지면 거기서 논의할 사항이지, 또 최종적으로는 의원총회에서 결정할 이 문제를 세 사람이 당의 지도체제를 결정하고 이렇게 하는 행동을 보이고 있다"고 두 사람의 행태를 질타했다.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