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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5.2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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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25명 중 1명, 데이트 강간·미수…언어적 성희롱도 35%

대학생 25명중 1명이 데이트 강간을 했거나 미수에 그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언어적 성희롱을 가한 적이 있는 대학생은 35%에 달했다. 3명중 1명 꼴이다.

교육부가 아주대학교에 위탁해 지난해 11월 한 달간 전국 150여개 대학교 재학생 1441명(남 652명·여 789명)을 대상으로 '대학생의 성 인식 및 성폭력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데이트 강간(미수) 가해 경험이 있다고 밝힌 대학생은 4.0%(58명)이었다. 25명중 1명인 셈이다.

남학생(5.4%·35명)이 여학생(2.9%·23명)에 비해 가해 경험 비율이 두배 가량 높았다.

데이트 강간이란 데이트를 하는 상호간 동의 없이 강제로 행하는 성폭행을 지칭한다. 교제하고 있는 상태에서 이뤄지는 탓에 가해자의 경우 이를 성폭행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도덕적으로만 잘못했다고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연구 책임자인 김혜숙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는 "친밀한 관계에서 강간(미수)이 많이 일어난다는 것을 보여준다. 따라서 데이트 강간에 대한 경각심을 남녀 모두가 갖도록 성 인식 재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언어적 성희롱 가해 경험이 있다고 밝힌 대학생은 전체의 35.0%로 집계됐다.

유형별(복수 응답)로는 '여성(남성)다움을 강조하는 말이나 행동을 한 적 있다'는 답변이 57.0%(821명)으로 가장 많았다.

'외모에 대한 성적 평가나 모욕 또는 음담패설을 한 경험이 있다'는 비율도 45.6%(657명)나 됐다. '수업시간 중 성적 불쾌감을 느끼도록 하는 발표나 표현을 했다'는 2.4%(35명)였다.

비(非)언어적 성희롱 가해 경험이 있는 대학생 비율은 10.7%로 조사됐다.

비언어적 성희롱 유형별(복수 응답)로는 '여성(남성)의 신체를 감상하듯 훑어보거나 특정부위를 주시하는 행동을 했다'고 밝힌 응답자가 41.2%(594명)였다.

뒤를 이어 '원하지 않는 상대에게 지나친 관심과 집착을 보이거나 전화·이메일·방문 등을 반복했다'(4.2%·60명), '성적 모욕을 주거나 여성비하적인 프로그램·게임을 했다'(3.3%·48명), '술자리에서 무리하게 옆에 앉히거나 술을 따르도록 요구했다'(2.7%·39명), '사무실·동아리방 등에서 누드사진·포르노 등을 보거나 게시를 했다'(2.2%·32명) 순이었다.

신체적 성추행을 한 적이 있다는 대학생은 전체의 2.1%였다.

신체적 성추행 유형별(복수응답)로 보면 3.3%(47명)가 '상대가 원하지 않는데도 키스·포옹하거나 몸을 만지는 행동을 한 적 있다'고 답했다. '권위를 빌미로 신체 접촉을 요구했다'는 비율도 0.8%(11명) 있었다.

하지만 대학에서의 성폭력 예방교육 참여도는 25.6%에 그쳐 대학 내 그릇된 성(性) 인식 개선이 시급해 보였다.

교육 참여 비율은 남학생(28.2%)이 여학생 (23.4%)보다 다소 높았다.

성폭력 예방교육에 참여했다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그 효과를 묻는 문항에서는 '전혀 또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답변이 42.8%나 됐다.

곽금주 서울대 사회심리학과 교수는 "유아·청소년기 가정과 학교의 제재하에 억제돼 왔던 욕구와 폭력성이 성인이 돼 표출되고 있다"면서도 "대학생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에 만연해있는 현상으로 어릴 때부터 교육이 중요하다. 지식을 요구하기에 앞서 제대로 된 인성 교육을 실시해야 성숙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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