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의 만남이 이뤄지면서 삼성중공업의 자구계획 윤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회장은 박 사장을 비공개로 만나 삼성중공업이준비하고 있는 자구계획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이 삼성중공업에 자구계획안을 요청한지 열흘만이다.
주채권은행인 산은은 3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주문대로 삼성중공업에 대해 경영개선을 위한 자체계획을 요구했다. 산은은 자구계획을 받으면 이행 여부도 점검해 나갈 방침이다.
삼성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과는 달리 올해 1분기 6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흑자회사. 때문에 박 사장이 생각하는 구조조정의 폭과 규모는 산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민감한 부분인 인력감축 규모는 최소화하거나 제외하고 영업력을 강화하는 방식 등의 자구계획안을 제출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주채권은행이라는 이유로 멀쩡한 회사의 자구계획안을 받고 구조조정에 간섭하는 것은 지나치다"며 "형식적인 차원에서의 자구계획안을 제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산은은 강도 높은 자구계획안을 요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중공업이 정상적인 회사라고 해도 지난해 1조5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은 물론 올해 한 척의 배도 수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미 제공된 여신의 환수가 어려운 상황에서 당연히 채권자로서 걱정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두 리더가 생각하는 자구계획안의 규모와 폭이 다를 수 있다"며 "이번 만남을 통해 구조조정에 대한 조율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중공업은 다음주 중 산은에 자구계획안을 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