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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투여논란 '네비도'…제2의 '마늘주사'로 둔갑될판

수영선수 박태환(27)이 도핑테스트로 적발된 스테로이드 계열 주사제 네비도(Nebido)가 남성들 사이에서 일명 '박태환 주사'로 불리며 인기다.

12일 보건복지부 약무정책과에 따르면 바이엘사의 네비도를 포함한 4개사의 남성호르몬 주사 4개 제품 출고량(앰플)은 2013년 34만3645개에서 2013년 36만9992개, 2015년 41만7941개 등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2014년 출고량은 전년 대비 7.7% 올랐고, 지난해 출고량은 전년에 비해 13.0% 늘었다.

네비도는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에서 상시금지약물로 지정된 약물이지만 비뇨기과나 클리닉 등의 병원에서는 의사 처방만으로 쉽게 맞을 수 있다.

독일 제약회사 바이엘이 생산하는 네비도나 예나스테론 등은 당초 단순한 정력제가 아닌 남성 갱년기 치료제로 개발된 약품이다. 테스토스테론을 늘려줘 성기능과 근육량 및 근력, 골밀도, 체지방 등에 긍정적인 역할을 미치는데다 심리적인 요소에도 영향을 준다.

네비도는 이전에도 갱년기 치료를 위해 종종 쓰였지만 박태환 선수의 도핑 적발로 널리 알려지면서 엉뚱한 용도로 소비량이 계속 늘고 있다는 것이 한 비뇨기과 의사의 설명이다.

그는 "박태환 선수가 맞았다는 얘기를 듣고 이에 대해 문의하는 사람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며 "일반적인 남성호르몬 주사제와 달리 네비도는 3개월에 한 번만 맞으면 되는 등의 장점이 있어 인기가 많다. 요즘에는 발기부전을 위한 경우가 아닌 근육을 키우기 위한 용도로도 악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주사제는 비급여 항목에 포함돼 있어 비뇨기과에서 네비도 등을 경쟁적으로 홍보하고 있다"며 "피검사를 진행한 뒤 크게 문제가 안 될 것 같으면 처방을 해주는 등 시중에 알려진 마늘주사처럼 남용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비뇨기과나 클리닉에서는 매출 증대를 위한 일환으로 '남성 호르몬 주사를 '젊음의 영약', '정력제'이라고 소개하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비급여 약품은 병원 측에서 세금 없이 돈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포털 사이트에서 네비도를 검색하면 발기부전을 전문으로 하는 비뇨기과 리스트 수십여개가 상위에 나타난다.

강남에 위치한 한 비뇨기과에서는 네비도를 맞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전문의약품이라 피검사가 필요할 수 있지만 대부분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요즘에는 운동하시는 젊은 분들도 많이 맞는다"며 "얼마까지 알아보고 오셨냐"고 되묻기까지 했다.

영등포의 한 체인점 비뇨기과는 네비도에 대해 "30만~35만원 정도"라며 "2주에 한 번씩 맞는 주사도 있지만 네비도는 분기별로 맞으면 되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여의도 타워비뇨기과의 김대희 비뇨기과 전문의는 "연령 대비 남성 호르몬이 평균 수치보다 떨어지면 성에 대한 욕구나 근력의 양 등에 영향을 미쳐 발기부전이 올 수도 있다"면서 "수치가 정상인데 증강적인 목적으로 쓰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남성 호르몬 보충제는 많이 맞아도 전립선에 악영향은 없지만 이미 전립선암이 있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암세포를 활성화 시키는 요인이 된다"며 "단순한 정력제가 아니기 때문에 혈액검사 등을 거친 다음 전문의의 관리 하에 맞아야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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