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만에 열린 북한의 제7차 노동당대회가 김정은을 노동당 위원장으로 추대하고 9일 폐막한 가운데 미국의 북한전문가들은 "김정은의 중심역할과 당체제의 복원을 강조한 행사"란 평가를 내렸다.
미 해군분석센터(CNS)의 켄 고스 국제관계국장은 이날 '미국의소리(VOA)'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여전히 '권력 공고화 과정'에 있다며, 당대회를 통해 이를 증명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새 규약과 인선 등 당 대회 결과를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 수뇌부 교체가 거의 이뤄지지 않은 점은 아직 자신감이 적다는 사실을 방증한다는 것이다.
고스 국장은 그런 의미에서 "김정은이 노동당 위원장에 오른 것도 지지와 정당성을 높이기 위한 일환일 뿐 특별한 위상의 변화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 역시 7차 노동당대회가 별다른 정책적 변화없이 "김정은 중심 역할과 당체제 복원을 강조했다"고 평가했다.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은 북한의 7차 당대회가 “공연히 야단법석만 떤 행사” 였다고 평가하면서, 두드러진 경제개혁은 없고 기존의 핵.경제 병진노선을 재강조하는 등 김정은의 지난 1월 신년사와 크게 다를 게 없다고 분석했다.
한편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VOA에 "미-북이 평화협정을 체결해도 대부분의 북한 주민들은 미국을 적으로 간주하고 북한 정권은 계속 정책 실패에 대한 희생양을 찾을 것이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스나이더 선임연구원 역시 "미국과 북한이 평화협정에 관해 견해차가 크기 때문에 당장 협상할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또 베넷 연구원과 클링너 연구원은 VOA에 최근 제임스 클래퍼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방한해 평화협정 논의에 대해 한국이 얼마나 양보할 수 있는지를 타진했다는 일부 한국 언론 보도는 정확하지 않은 오보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은 최근까지 미 정부 관리들과 소통한 결과 그런 움직임은 없었다고 전했다.